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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다웃파이어

in 샤롯데씨어터, 2022.09.09 7시

 

 

 

 

양준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다니엘, 박혜나 미란다, 김산호 스튜어트, 김나윤 완다, 임기홍 프랭크, 영오 안드레, 설가은 리디아, 윤준상 크리스, 김가온 나탈리, 이하 원캐.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를 워낙 즐겁게 봤던지라, 이 극을 챙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꽤 오래전 영화이고 코미디 극이라서 약간의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여러 요소들을 시대에 맞게 다듬고 수정한 창작진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 불편한 부분은 없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자연스럽고 마땅하다 긍정하고, 포기하는 대신 그 이후를 바라보는 변화와 성장을 포용하는 극의 따뜻한 시선이 포근했다.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는 객석에 앉아 익숙한 음감의 뒷모습을 보며 믿고 보는 배우들의 무대를 보는 행위는 편안한 안정감을 줬다. 처음 앉아보는 샤롯데 음감석 바로 뒤 1열이었고, 지휘자는 문감이 아닌 붐감이었으며, 오랜만에 만나는 배우들이 많았음에도 그러했다. 특히 4년 전 기적 같은 아이 마틸다로 만났던 가은리디아의 성장한 외양과 여전히 단단한 음색과 연기가 너무 반갑고 기꺼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거짓말을 못해서 거짓을 말할 때마다 고함을 치는 기홍프랭크가 다니엘을 끌어안으며 "다 괜찮을 거야" 라고 토닥이는 다정함에 마음이 벅찼다.

 

 

썸씽로튼 창작진이 만든 극이어서 그런지, 다른 뮤지컬 작품들이 연상되는 부분이 많았다. 초반에 툭 튀어나온 양하이드가 샤롯데 무대와 만나 오묘한 그리움과 메타적 웃음을 끌어냈는데, 2막 하이라이트 직전에는 아예 무대 정중앙에 서서 제대로 컨프롱 모션을 취하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사로 뱉어내서 제대로 터졌다. 극 초반 미란다와 통화하는 장면에서 이블데드 얘기도 나왔고. 다웃파이어 이름은 뒷배경으로 지나가는 앙상블이 "잘생기면 다 오빠야~~!!" 하고 외치는 소리를 따라 하면서 만들어졌는데, 혜나미란다가 능청스럽게 억양을 살려서 아주 재미있었다.

 

 

이외에도 다웃파이어 얼굴 가면이 코 아래 인중 양옆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바람에 계속 시라노가 떠올랐고, 2막 라로사 플라멩코 도입 반주가 라만차 지하감옥을 연상시켜서 입을 틀어막았다. 화려한 붉은 의상을 휘날리며 고음을 쏟아내는 나윤완다 목소리에서 레베카가 떠올랐고 가사에서 웃남이 연상되는 것도 즐거웠다. 연뮤덕 n년차는 온갖 요소들 때문에 관극 중에 다른 극 지뢰를 밟습니다.

 

 

 

 

내 몸의 주인은 바로 나라고 외치는 의류 브랜드를 론칭한 사업가이자 아이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걱정하고 노력하는 엄마 미란다의 고민과 외로움이 잘 담긴 극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절절하게 호소하는 다니엘과의 합의점을 찾는 결말이 위화감 없이 잘 녹아들었다. 가정의 형태는 변할 수 있어도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보듬고 사랑하는 가족의 정의는 절대 달라지지 않기에, 변화 속에서도 그 마음은 굳건히 유지되고 전해질 수 있다.

 

 

재미있게 봤으면 입소문을 많이 내주고 그렇지 않았다면 입단속 잘하라는 다니엘의 오프닝 멘트가 떠오른다. 시대에 걸맞게 돌아온 다웃파이어, 추억을 떠올리고 감동을 마주하기에 충분한 좋은 극이었노라 입소문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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