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20.01.18 7시)

Queen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in 고척스카이돔, 2020.01.18 7시

 

 

 

 

퀸. 그리고 아담 램버트.

 

 

이견의 여지조차 없는 락의 전설, 퀸. 학창시절부터 퀸의 노래를 즐겨 들으면서도, 그들의 음악을 라이브로 마주할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못했다. 퀸의 월드투어는 너무나 먼 세상의 이야기였고,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는 힙합을 위시하며 락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향한 열광이 고마운 동시에 든든했고, 싱얼롱이라는 영화 관람 문화를 만들기까지 한 열정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이 뜨겁다 못해 미쳐버린 한국의 퀸덕들에게 브라이언 메이가 전한 특별 영상 메시지는 설마 하는 기대감을 한층 고양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퀸의 내한공연은 현실이 되었다.

 

 

자고로 콘서트는 양콘이지만, 퀸의 첫 번째 내한콘의 첫 번째 무대를 만나는 것으로 타협했다. 고척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온몸으로 퀸의 음악을 만끽하며 온마음으로 퀸을 환영했다. 성심성의껏 준비한 그들의 무대를 보고 듣고 느끼고 끌어안으며 다함께 황홀한 순간을 공유하고 전율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구성과 적재적소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깔끔한 연출은, 수없이 많은 라이브 공연을 선사하며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쉬는 퀸이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입증했다. 모든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우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무대 위의 퀸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락앤롤 그 자체였다.

 

 

 

 

정확히 두시간 동안 진행된 본공연과 We will rock you 및 We are the champion 두곡으로 마무리한 앵콜무대는 흠 잡을 곳 없이 완전했다. 셋리와 무대 전환, 노래마다 특색을 살린 연출들은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거듭 되뇌이게 했다. 여유롭지만 명징한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와 유려하게 박자를 다루는 로저 테일러의 드럼은 라이브 연주의 매력을 온전히 담아냈다. 퀸의 음악을 쏟아내는 퀸의 무대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게 아름다웠다. 퀸과 함께 무대를 완성시키는 아담 램버트의 보컬 또한 훌륭했다. 팔색조를 지닌 섹시한 음색은 퀸의 음악과 어우러지며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냈다. 탄탄한 보컬과 다양한 제스쳐, 다채로운 애드립을 풀어내며 멋진 무대를 완성시키는 모습이 눈부셨다.

 

 

돌출무대 앞으로 나온 브라이언은 객석을 향해 이 노래를 함께 부르자고 권한다. Love of my life. 수많은 목소리가 한마음으로 모이며 절정으로 치닫던 순간, 뒤쪽 스크린에 익숙한 사람이 태연하게 등장한다. 프레디 머큐리. 영원한 퀸의 보컬. 모든 이들을 휘어잡는 목소리. 그 압도적인 존재감. 손동작 하나로 모두의 합창을 이끌어내는 능숙함. 한손으로 허벅지를 탁탁 치며 함께 노래해준 청중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담백한 찬사. 씩 웃은 그는 스크린 속에서 내내 함께 있었던 브라이언을 향해 오른쪽 팔을 내밀며 부드럽게 몸을 숙인다. 브라이언 역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왼쪽 팔을 내민다. 서로에게 전하는 경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영원할 그 신뢰와 우정과 사랑에,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밀물처럼 쏟아진다. 장난스럽게 브라이언을 향해 엉덩이를 내미는 프레디의 동작마저도 애틋하고 아름답다. 프레디 머큐리의 영상을 활용한 퀸의 무대 연출에 대해 이미 들은 바가 있었음에도, 직접 그 순간을 마주한 순간 눈물이 저절로 쏟아졌다. 음악으로 그들은 영원히 함께하리라.

 

 

 

 

노래마다 연주와 연출에 대해 찬사를 쏟아낼 수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이날의 공연은 그 공간에 함께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완벽하게 가치있었으니까. 퀸의 무대를 직접 영접하고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회상하며 뿌듯해할 기억을 갖게 되어 더없이 만족스럽다. 내가 바로 퀸 라이브 무대의 본사다!!

 

 

덧. 퀸 내한콘 셋리스트

슈콘 25 QUEEN 셋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