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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8.26 2시 공연





류정한 빅터/자크, 한지상 앙리/괴물, 박혜나 엘렌/에바, 이지혜 줄리아/까뜨린느, 이정수 룽게/이고르, 김지호 어린 빅터, 이유주 어린 줄리아. 삼연 프랑켄슈타인 총막공. 류빅터 서울 막공이자 24번째 관극. 류한페어 페어막이자 8번째 공연이자 자여덟. 



공연 후기에 앞서 총막공 무대인사와 관련하여 간략하게 기록을 남긴다. 아역을 포함하여 모든 배우들이 모두 지방공연 홍보 및 고기 좋아한단 얘기만 해서 많이 웃었고, 고생한 배우들과 스탭들을 향해 열과 성을 다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무엇보다 류빅터의 큰절과 류핝의 맞절과 류빅터의 무인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삼연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박민성 배우 막공의 절절한 편지를 들으며 그런 간절함이 있는지 돌이켜봤고 그 고민이 건방진 생각이었음을 반성하셨다고 했다. 역할에 대한 감사함, 절실함, 고마움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류배우님을 보며, 새삼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고가 늘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값진 일인지 잘 알기에, 앞으로도 류배우님을 늘 따르며 감사와 애정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프레스콜 같은 자료를 보면서 프랑켄슈타인을 잊지 말라고 하셨는데, 배우님은 박제가 없으시잖아요ㅠㅠ 초연삼연 통틀어 영상이고 음성이고 하나도 없고, 심지어 이번 삼연은 커튼콜 사진도 없어서 플북만 들여다봐야 한다구요ㅠㅠ 배우님의 선택으로 내린 결정이니 불평불만을 삼켜왔지만, 남은 게 하나도 없으신 류령 같은 분이 자료 보면서 앓으라고 하시면 팬 입장에선 가슴이 찢어집니다ㅠㅠ 이렇게 리뷰를 치졸할 정도로 세세하고 길게 남기는 이유가 바로 배우님 공연을 나중에 회고라도 하기 위해서예요ㅠㅠ 



※스포있음※



신기루 같은 류빅터를 조금이나마 생생하게 기억하기 위해, 막공 리뷰 역시 디테일 중심으로 길게 남겨보겠다. "일어나 제발!!" 평소보다 절박함이 더 담긴 듯한 절규. "죄목이 대체 뭡니까" 하는 지앙의 질문에 "군기문란죄!" 하고 중위가 입을 떼자마자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해서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뜨며 흥미롭게 핝앙의 얼굴을 관찰하는 류빅터. 오랜만에 총 꺼낼 때 버벅댔다. 중위의 경례를 한껏 아래로 고쳐주고선 "그렇지!" 하고 씩 웃더니 "수고하게" 하고 우스워죽겠다는 듯 큰 소리로 웃으며 나가는 류빅터.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하는 핝앙의 말을 고스란히 따라한 류빅은 "그래!" 하고 눈을 번쩍이더니 재차 "그래!!!" 하며 왼손으로 핝앙의 오른쪽 '목' 을 턱 만지고선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밀며 "이제야 자네답군!" 하고 말한다. 보통 오른쪽 뺨 아래쪽 턱선 부근을 만졌는데, 이날은 계속 정확하게 목을 만졌다. 지앙은 원래 "어차피 미래에는 신체를 만들어 쓰는 세상이 올거니까요" 라고 말했는데, 이날은 "세상이 올겁니다." 하고 단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더 들으라는 듯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손짓으로 저지할 때 오른손을 좀 더 강조하는 류빅터. 류성 막공처럼 "아니!" 한 다음에 "과학은" 하며 양 손을 난간에 짚은 뒤 "생태계를!!!" 하고 소리친다. 허리를 피고 왼쪽 위를 보며 후, 하고 숨을 토해내고 뒤돌아 뒷짐 지는 디테일도 동일하다. "금단의 사과를~" 하며 다리 아래로 뛰어간 핝앙은 매번 정가운데가 아니라 약간 왼쪽으로 빗겨서서 노래한다. 마치 류빅터의 그림자에 삼켜지지 않겠다는 듯. 죽음, 지옥, 운명, 저주, 할 때 시체들을 하나씩 다 따라가는 지앙. 붉게 변한 조명을 받으며 손을 뻗어오는 시체앙들에게 완전히 갇혀 두리번 거리던 지난 공연들과는 다르게, 이날은 반듯하게 객석을 등진 채 객석 쪽으로 뒷걸음질 친다. "생명의 본질을 파헤쳐" 하고선 양 주먹을 쥐고 살짝 앞으로 들어올리며 "죽음을 정복해!" 하는 류빅터와, 몸을 낮추며 "유약한 인간을" 하고 오른손을 살짝 펼친 채 들어올리다가 "변화의 무한의" 하고선 "존재로!" 하며 그대로 주먹을 쥐고 강조하는 핝앙리. 류빅터가 먼저 내려가고 지앙리는 양손을 난간으로 짚고 내려다보다가 오른손으로 한 번 툭 치고선 뒤따른다. "장군님의 특별한 지원 덕분에!" 하고선 "성공이 바로, 눈!앞에!" 하며 머지않은 성공을 단언하는 류빅터. 지앙을 향해 "저자는?" 하는 물음에 담담히 걸어가서 "신체 접합의 '최고 권위자'죠." 하고 신뢰감 있게 소개한다. "질문입니까 명령입니까" 하는 지앙의 말에 씩 웃더니 양손으로 팔을 만진 류빅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속삭이듯 "부탁입니다," 하고 텀을 준 뒤 "친구." 하며 미소가 완연한 표정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몇 걸음 뒷걸음질 하다가 뒤로 돌아 성큼성큼 퇴장한다.





한잔술. 장면 직전 암전에서 "마지막이야 마지막!" 하는 남앙 목소리에 울컥했다. 아퍼, 아퍼 때리는 류빅 동작에 멀리 나가떨어져 넘어지는 지앙. 서둘러 수습해 의자로 데려가는데 "많이 맞았어ㅠㅠ" 하고 이르는 류빅과 "많이 맞았어?" 하고 다정하게 오구오구 해주는 핝앙. 벌떡 일어난 류빅에게 "빅터, 앉으세요" 하고 말하는 지앙과 그 말에 고분고분 다소곳이 자리에 앉는 류빅. 술을 다 쏜다는 지앙의 말에 "야 너 돈 없잖아" 하고 선명한 목소리로 디스하는 류빅터. 앙리, 앙리, 하며 일어나 다가오려는 류빅을 향해 다 꺼져가는 목소리로 "빅터 조용히 해" 하고 말하는 지앙리ㅋㅋ "취했구나~" 하며 끌고가려는 지앙의 손을 뿌리치고선 술주정 부리는 류빅터. "맞네" 하고 앙리 어깨 쪽을 때리고 "맞아!" 할 때 자조의 낄낄거림이 어느 회차인가부터 추가됐다. 몸보다는 마음이 힘든 것 같은 얼굴로 "그만해" 하고 나지막하게 말하는 지앙리와 그를 향해 "앙리, 여기선 내 의지가 통하질 않아"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류빅터. 그가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왼쪽 손 위에 제 왼손을 포개며 잠시 고개를 떨구고 있던 지앙은 술잔을 그에게 건넨다. "근심?" 하고 되묻고 "걱정," 하며 좋아하는 류빅터. 제 잔에 절망을 담고, 지앙의 잔에 슬픔을 담아준다. "까~~~" 를 길게길게 뽑아준다. "부모도 형제도 없지만" 까지 지앙을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류빅터. "소리질러~" 하는 지앙의 말에 벌떡 일어나 만세한 채 환호하고, "더 크게~~" 하는 말에 더 크게 환호한다. 쉿, 하는 지앙의 제스쳐에 입을 딱 다물고선, 그의 스탭을 따라하며 깔깔대며 좋아한다. 지난 회차와 이번 공연에서 앉을 새도 없이 서서 좋아하다가 사람들의 부추김에 테이블 위로 올라가는 류빅터. 팔 스트레칭 평소처럼 하고 양 어깨 돌리며 몸을 푼 뒤 댄스. 마주보고 좋아하면서 앞뒤로 골반 웨이브 넣고, 양 검지로 위쪽 찌르는 지앙 디테일 따라하다가 그 손가락 그대로 지앙 배를 쿡쿡 찌르며 좋아한다. 꺄아아아~ 하는 돌고래 소리도 서로 마주보며 하는 류핝.  



나는 왜. 넘버 너무너무 좋았다. "혼자 있고 싶다고 했잖아!" 하고 룽게 쳐다보고, "앙리의 목이.." 하는 혜나엘렌의 말에 놀라서 그와 시선을 마주친다. "너는 언제나 네가 원한 걸 반드시 손에 쥐었었지" 하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토해내고 양 손으로 이마께를 짚은 채 고개를 숙이는 류빅터. 풍성한 목소리로 넘버 하나에 실린 다양한 번뇌와 고민과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침묵하는 이 순간" 하며 우는 얼굴의 입가에 웃음을 걸고선 "웃음은 대체! 뭐야" 하며 괴로워한다. 제 추악한 모습을 말할 때는 날카롭고 예민하게, 혼란과 좌절에 휩싸인 부분에서는 짙고 낮게 목소리를 낸다. "내가 모르고 있던 나아아아아아악!" 하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은 류빅터는, "아아아악!" 하고 재차 비명을 토해내며 뒷걸음질 친다. 뒤돌아 초상화를 마주한 채 어둠에 갇힌 듯 낮고 깊게 노래하다 "역겨워!!!" 하며 왼쪽으로 돌며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고, "패배자" 하고 꾸우욱 저음을 눌러 낸다. 이전에도 만난 적 있던 거울 속의 자신을 재차 마주하며 절망하고 고민하고 번뇌하다 마침내 결심하는 류빅터. 이날 마지막에 끌려나가면서 "제 말을 들으세요!" 가 아니라 "제 말을 믿으세요!" 라고 한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너꿈속. 두렵지만 이미 마음의 결심을 끝낸 듯한 지앙의 얼굴. "앙리," 라는 부름에 얼굴에 미소를 걸고 "와줬구나," 하고 시선을 주지 않은 채 말한다. 지앙은 웃는 표정으로 말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울음기가 잔뜩 실려있다. 류빅터와 시선을 마주한 채 "그러니까 나 대신 살아." 라고 말한 지앙이 잠시 텀을 두고 "친구야." 라고 부르자, 류빅은 "말도 안돼, 앙리" 하고 말한다. "널 만난 그 순간 기적같아" 부분이었나, 넘버 도입에서 지앙과 눈을 마주치며 조금 다가와 왼손으로 철창을 잡는 류빅터. 올곧게 바라보는 지앙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떨구다가도 금세 얼굴을 돌려 그와 눈을 맞춘다. 무대 앞에 서서 "태양처럼!" 하며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는 지앙과 철창 너머에서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류빅. 다시 가까이 달려가 "지금! 그 순간이 다가온거야" 하고 말한 지앙은 저를 향해 뻗는 류빅의 손을 맞잡는다. 철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손을 꼭 마주잡은 두 사람의 이마가 닿을 듯 가깝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부근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랬던 것처럼 왼손으로 지앙의 오른쪽 목을 붙든 채 엉엉 우는 류빅터. 계속 손을 붙들고 있다가 "내가 가진" 부분에서 류빅터의 손을 애써 뿌리치며 앞으로 나오는 지앙. 류빅이 끌려나간 뒤 철창 오른쪽 끝까지 달려간다. "그날에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 다시 사는 내 인!생! 도 없었을거야" 하며 '인생' 을 강조하는 핝앙. 계단을 오르다가 "내가 가진" 부분에서 휘청대다 주저 앉는다. 덜덜 떨며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니까 병사가 지앙리 왼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확 끌어올린 뒤 단두대 쪽으로 툭 밀었는데, 발에 뭐가 걸렸는지 살짝 비틀거리다가 그냥 그대로 확 무릎꿇고 넘어졌다. 그 자세 그대로 노래를 이어가는 지앙리. "너의 꿈에~" 하고 길고 선명하게 음을 쏟아낸 지앙이 뒤로 주춤 하다가 그의 등에 단두대가 닿았다. 흘깃 뒤를 본 지앙은 "살고싶어~" 라고 길게 부르면서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평소처럼 기도하듯 손을 부여잡고 얼굴을 가리다가 확 들어올린 양 손을 그대로 아래로 내리며 마무리한다. 두렵지만 미소를 건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지앙의 마지막 얼굴. 





생창. 늘 좋지만 역시 훌륭했다. 왼손 위에 펼쳐놓은 실험일지를 탁 닫고 오른손으로 허공을 향해 들어올리며 하늘을 도발적으로 노려보는 류빅터. 오른편으로 와서 객석을 향해 선 채 양 팔을 벌리며 이어가다가 "빛이 있으리니" 에서 양 주먹을 쥔다. "생명은 어차피 우연의 소산물" 까지 테이블 위에서 부르는 디테일 막공까지 했고, 단어 하나하나 찍어부르며 기계 움직이다가 "붉!은!피! 솟!구!쳐! 온~몸을!" 하며 고음 찍고 "불태워라" 는 저음으로 누른다. 오른쪽에서 객석을 똑바로 응시하며 "내게 저주를 퍼부어라 신과 맞서! 싸워!" 하고 왼쪽으로 가서 "난 정복하리라! 새 생명의 시대!" 한 뒤 앙리를 향해 "눈을 떠! 일어나! 제발 눈을 떠!" 하고 명령조로 절규한다. "눈을! 떠라! 일어! 나라!" 하고 강조하고, "깨어나~" 하이노트까지. 온 힘을 끌어 쏟아낸 얼굴로 계측기를 확인하고, 지앙의 머리를 연결한 시체를 끌고 나와 철침대에 눕히는 류빅터. 서 있는 지괴를 발견하고 다가가면서 "세상에," 하고 말하는 디테일도 최근에 몇 번 하셨다. 끄어어억, 하며 상체를 뻗는 지괴와 눈을 마주하며 몸을 한껏 숙인 류빅터는, "쉬이이," 하며 오른손을 들어 진정시키고 "나야 빅터, 나 알아보겠어?" 하고 물으며 그와 이마를 마주하듯 가까이 댄다. 지괴는 유난히 류빅과 눈을 정확하게 마주하는 느낌이라서 류빅터의 오해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재차 신음을 토해내며 몸을 세우려는 지괴와 그런 그를 관찰하며 천천히, 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류빅터. 코트를 입히고 몹시 기뻐하며 지앙에게 했던 것처럼 지괴의 오른쪽 목을 왼손으로 턱 부여 잡는다. 하지만 길지 않은 기쁨, 치닫는 비극. 룽게의 목을 물어 뜯는 모습에 "아아악," 하는 비명을 오랜만에 했다. 오른손으로 제 머리를 쥐어 뜯으며 "아아아악," 하고 괴로운 신음을 토해내고 룽게의 옷을 양 손으로 꼭 쥔 채 절망하는 류빅터. 살점과 피를 무대 왼쪽으로 토해낸 뒤 앞으로 나와 멍하니 서있던 지괴는 문득 오른손으로 제 입가를 문질러보고 묻어나오는 피를 관찰하듯 보다가 순간 다리가 풀린 듯 왼쪽 다리를 휘청이고 오른쪽 무릎을 먼저 꿇으며 바닥에 주저 앉는다. 그의 뒤에서 절망이 넘실대는 얼굴로 괴로워하며 다가온 류빅터는 이를 악물며 쇠사슬로 그의 목을 단단히 조른다. 쇠사슬에서 벗어난 지괴의 머리가 류빅터 방향이어서, 지괴는 두려움에 주춤하는 류빅터와 눈을 잠시 마주한다. 비틀대며 몸을 세우는 지괴와 제 양손을 내려다보는 류빅터. 그대로 시선을 올려 익숙치 않은 걸음걸이로 도망가는 지괴를 본 류빅터는 "안돼," 하고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총을 집고, 방향만 확인하고선 차마 그쪽을 보지 못한 채 두 발의 총을 쏜다. 지축을 울릴듯 쩌렁쩌렁한 고함을 토해내고 코트 뒷자락을 휙 날리며 창문 밖으로 뛰어넘는 지괴의 뒷모습을 본 류빅터는 왼손에 총을 쥔 채 "안돼~~" 하고 하이노트와 광소를 쏟아낸다.  



2막. "인간을 뛰어넘는 무기를 만드는.." 하며 말을 맺지 못하고 발작적으로 품을 뒤적거리기 시작하는 류빅터. 나무라듯 단호하게 자신만 봐달라고 말하는 지혜줄리아를 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미안해 줄리아" 라고 말한다. "모두들 큰소리로 시장님을 찾으세요.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이 문장을 매번 빠르고 다급하고 정확하게 쏟아내고선 무대 안 오른쪽으로 뛰어나가는 류빅터. 다시 뛰어나와 무대 앞 살짝 왼쪽에 서서 무릎에 손을 얹고 허리를 숙인 채 가쁜 숨을 토해내는 류빅터에게 들리는 목소리. "빅터, 프랑켄, 슈타인." 얼어있다가 허리를 피는 류빅터의 귀에 "나의 창조주여." 하는 지괴의 부름이 들어오고, 뒤로 돌아 그를 마주하고선 "너였구나" 하고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인다. 중앙에서 살짝 오른쪽 위치에 그대로 선 채 대사를 토해내는 지괴와, 역시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마주하는 류빅터. "앙리" 라는 부름에 "그렇게 부르지 마!" 하고선 천천히 왼쪽으로 걷기 시작하는 지괴와 그 보폭에 맞춰 움직이는 류빅터. "창조주 넌 나에게 이름조차 주지 않았어. 내 목을 졸랐어. 기계를 끄는 것처럼 아무런 가책도 없이 내 목을 졸라 내 목숨을 끄려 했어" 라고 말하는 지괴를 향해 "그건 오해야 앙리" 라고 말하는 류빅터. 가소롭다는 듯 하하, 웃음을 토해내고선 "앙리, 또 앙리." 하고 침잠하는 목소리로 말한 지괴는 끄아아아아아, 하는 특유의 날선 금속 같은 신음을 쏟아낸다. 그리고 몸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려 "왜, 날 계속 앙리라 부르면 너의 빌어먹을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는 건가" 하고 말한 뒤, 웃으며 오른손에 쥐고 있던 실험일지를 바닥으로 내던진다. "널 위해 헌신했던 친구의 개죽음을 방관했다" 하는 지괴의 말에 발작하듯 "아니야!!!" 하며 오른쪽 앞으로 나오는 류빅터. 불안하게 눈을 굴리며 "왜 돌아왔어, 원하는 게 뭐야" 하고 묻는 류빅터의 말에 몸을 세우며 "하아," 하고 그럴 줄 알았다는 탄성을 내뱉는 지괴. 킬킬거리는 웃음을 신경질적으로 토해낸 지괴는 "그래 난 돌아왔어. 그리고 난 간절히 원해" 하며 제 말을 들으라 말한다. 지괴 도망자 넘버도 너무 좋았다. "난 왜 축복 대신 저주를 목에 걸고" 한 다음에 끄어어억, 하는 신음소리를 내는 걸 재연에서는 몇 번 들었는데, 삼연에서는 넘버가 짧아져서 그런지 한 번도 안 해줘서 아쉬웠다. "살아있는 날 원망했-" 하면서 오른팔을 옆으로 쫙 펼치고선 "-네!" 하며 그 오른주먹을 꽉 쥐어보이는 지괴. 불편한 걸음걸이지만 허리를 세운 채 성큼성큼 오른쪽으로 퇴장한다.



남세. 까뜨린느를 안고 앞으로 나올 때 에바와 눈을 마주치는 지괴. "여기로~~" 하며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다가 양 검지로 앞을 콕 찌르며 "오라~" 하고 윙크하는 혜나에바. 이날 오랜만에 김호민 배우가 격투장에 섰다!! 혜나에바 보려고 무대 오른쪽으로 시선 돌리다가 호민앙 보고 깜짝 놀라서 다시 격투씬에 집중했다. 한동안 다른 배우가 서셨는데 막공이라서 다시 해주셨나보다. 지괴 디테일은 유사했다. 처음 태어나고 룽게의 피가 묻은 제 얼굴을 만졌던 손동작처럼 상대의 얼굴, 특히 코와 입가를 오른손 손가락을 모으듯 오므린 채 만져본다. 툭 그를 놓고 몸을 세운 뒤 제 얼굴을 똑같이 만져보고선 퇴장한다. 무대 오른쪽에서 류지한 배우가 객석에 등 돌린 채 양 팔을 움직이며 등근육을 맘껏 뽐내고 있어서 시선이 간다. 남세 끝나자 류쟠이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하며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하다가 객석을 향해 환호를 더 하라는 손동작을 했다. 혜나에바를 한 바퀴 휙 돌리고선 "다음엔 더 화끈한 걸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오른손을 들어올리고 왼손을 허리에 댄 자세를 취한 채 "쭈!" 하고 효과음을 냈다. 손님들 계신다는 말에 조신한 척 애교 어린 표정을 짓다가 귀엽게 "지.랄." 하는 혜나에바. 페르난도를 보고 무대 왼쪽으로 종종종 달려가서는 류자크를 끌어다가 그쪽으로 확 밀어버린다. 퇴장하는 페르난도 뒤에 대고 지팡이 휘두르는 디테일을 지난 류성막공과 이날 공연에서 했다. 과장스럽게 아파하며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상체를 살짝 숙이고 있던 류쟠은, 혜나에바가 무대에서 나가자마자 몸을 탁 펴고선 목소리를 깔고 괴물새끼 데려오라고 명령한다. 



쭈쭈쭈, 하며 개를 부르듯 혀를 차며 지괴를 일으켜 세우는 류쟠. 넌괴물. 몸을 낮추고 지팡이로 바닥을 세게 탁탁 두 번 치고선, "널 만든 그놈~" 부분부터 저음으로 확 돌변하는 목소리. 지팡이를 왼손에 쥐고 오른손으로 지괴 얼굴 주변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뾰로로로로롱" 하는 소리를 낸다. 무대 왼쪽에 서서 "어,울,리,지, 않아" 하며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드는 디테일은 원래 있었는데, 이날 저 부분 뒤에 하하하하, 하고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넣었다. 오른쪽에서 들어올려진 괴물의 머리를 폴짝폴짝 뛰어 때린 뒤 지팡이를 양 손으로 꼭 잡고 무릎을 약간 숙인 류쟠은 >_< 하는 표정으로 "어우 너무 재밌어~~ 너무 재밌어~~" 하고 즐거워한다. 쪼르르르 다시 무대 왼쪽으로 뛰어가며 "인두 가져와 인두~" 하고선 이고르가 건넨 인두 끝을 후후 불고선 괴물의 가슴에 대고 지진다. 지괴 신음을 따라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며 이고르에게 인두를 돌려주면서 "더럽게 꺽꺽거리네" 하고 비아냥대고선 또다시 깔깔 웃는 류쟈크. "목을 뜯고" 하며 제 목을 만지고 "눈깔을 파" 하며 눈을 뽑는 제스쳐, "돈을 많이 벌어" 하면서 손가락을 비빈다. "팔을 꺾고" 하며 한손을 덜렁대고 "혀를 뽑아" 하며 혀를 뽑는 동작을 한다. "재밌어?" 하고 묻는 류쟠 물음에 등지며 힝, 소리를 내는 정수룽게. 총총총 무대 왼쪽으로 뛰어간 류자크는 무릎을 꿇고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지괴를 내려다본다. 낮게 목소리를 깔며 "이게 바로 너의 정체" 하며 지괴에게 이마가 닿을 듯 가까이 얼굴을 들이미는 류쟠과, 왼쪽 지앙 헤어만 보이도록 고개를 돌려 류쟠을 향하는 지괴. "인간이 만든 쓸.모.없.는 괴물" 까지 낮게 말하고선, 일어나서 지괴를 발로 차며 "이게 바로! 너의 모습!" 하며 발랄하기 그지 없는 하이톤으로 신나게 말하는 류쟠. 퇫, 하고 침을 뱉고 짜증난다는 듯 숨을 고르며 무대 오른쪽으로 걸어가서는 예쁜 표정과 목소리로 "레츠고우," 하고 말한다. 





그곳에는. 디테일은 0822 마티네와 비슷했지만 감정은 더 짙고 눈부셨다. 산다는 건. 약병을 보고 비명 같은 웃음을 토해내는 등 지혜까뜨 디테일도 유사했다. 다만 "찢겨진 옷" 하며 옷을 내려다보고 "찢겨진 몸" 하며 너덜거리는 옷을 들춘 뒤, "찢겨진 맘" 하면서 괴물이 있는 독방 쪽에 시선을 두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를 악문 채 "찢겨진 나" 하고 "더 뭘 고민해야 해" 하며 이어간다. 무대인사에서 지혜줄리아가 이 작품은 "거대한 빙하" 같았다고 표현했는데, 까뜨린느를 연기하고 노래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게 보여서 이해가 됐다. 남세맆. 0822 에서 지괴가 나올 때 위에서 내려오는 커튼 같은 것에 맞을 뻔 하고 쓱 쳐다봤었는데, 이날은 무사히 앞으로 걸어나왔다. 추바야와 맞서기 직전 지괴가 쟈크와 에바 쪽을 올려다보는데, 0822 공연에서는 눈을 마주쳤던 류쟠은 이날 혜나에바와 춤추고 애교 떠느라 정신이 팔려 지괴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싸우던 중에 지괴가 다시 위를 올려다봤고, 그 때는 류쟠도 냉랭한 눈으로 지괴를 내려다보고 있어서 시선이 맞았다. 그 이후에도 한 번 더 올려다봤고. "저 자식 뭔가 수상한데" 라고 할 때, 류쟠은 왼쪽 팔꿈치를 난간에 기댄 채 에바에게만 보이도록 말한다. 지혜까뜨가 지괴를 향해 발악하는 장면에서 혜나에바는 깔깔거리고 과장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는데, 류쟠은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 앞에 오도록 다리를 꼬고 오른손에 쥔 지팡이에 체중을 실은 채 상체를 비스듬히 앞으로 세운 자세로, 냉랭하기 그지 없는 뒷모습을 보이며 까뜨린느에게 정확히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저 짐승들 만도 못하다고!" 하는 지혜까뜨의 말에 혜나에바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다가 양 팔을 위로 올린 채 크아앙, 하고 커다란 짐승을 표현하듯 과장된 행동을 취하며 자신을 보니까, 류자크는 그제서야 몸을 펴 깔깔대며 웃으며 반응해준다. "제발 자비를.." 하는 제 말에 "그래~" 하며 기꺼운 듯 다가오는 혜나에바를 보고 희망을 얻은 듯 환하게 웃는 지혜까뜨와 그 뒤에서 "자.비." 하고 냉정하게 웃는 류쟈크. "여보~ 이리와봐" 하며 혜나에바의 허리를 확 끌어당긴 류자크는, "오늘밤 죽여줄게" 하고선 양손으로 혜나에바 얼굴 가리는 것 없이 그대로 입술에 쭈와압 키스했다. "어우 귀염둥이" 하고선 호탕하게 아하하하하 웃으며 먼저 퇴장하는 류쟈크와 "죽여버릴거야~~~" 하고 꺄르륵 대며 따라나가는 혜나에바. 



난괴물. 황량한 바람 소리. "차디찬 땅에" 라고 운을 떼는 순간부터 눈물이 쏟아진다. 외로움과 슬픔에 짓눌려 눈물로 가득한 목소리로 시작된 넘버는, 고개를 살짝 꺾어 바닥을 향한 채 묵직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이 세상에 혼자" 하며 이어진다. "나의 창조주시여" 하며 하늘을 가리킬 듯 오른손을 들어올리다가 힘없이 떨어진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힘겹게 토해내며 바닥을 기는 지괴. "나의 신이여 나의 창조주시여!" 하며 하늘을 노려본다. 오른 손목을 꺾어 손등을 바닥에 댄 채 몸을 질질 끌고 다닌다. 연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뒤로 벌러덩 넘어진 지괴가 한참 보이지 않았다. 점차 안개가 걷히고 드러누운 채 한 손을 허공으로 쭉 뻗고 있는 지괴가 드러난다. 인간이 없는 북극의 오로라를 그리듯, 손가락을 움직여본다. 몸을 세워 무릎 꿇은 자세로 손을 움직이다가 "어젯밤," 하며 입을 연다. 그대로 양 손을 가슴 위에 겹치듯 포갠 채 눈을 감고 "꿈을 꾸었네 누군가 날 꼭, 안아주는 꿈" 하고 이어간다.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에 울음을 섞어 "얼굴을 묻고" 하며 토해내고, 파들거리는 손으로 제 오른뺨을 만지며 "웃었네" 하고 울음 위에 미소를 얹는다. "살 수 없었나-" 마지막 음을 길게 이어가다가 오른팔을 위로 넘기듯 들어올리며 뒤로 다시 넘어진다. 정석적이어서 더 맹렬하게 고통스러운 난괴물이었다.



"쉬이이," 하며 오른손을 들어 진정하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는 지괴. "그놈 짓이야! 막아야해!" 하는 목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절박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날에 내가. "지금은 나도 어쩔 수가 없어" 하는 혜나엘렌의 말에 류빅터는 참고 있던 울음을 엉엉, 하고 소리 내어 내뱉는다. 막지 못하고 눈 앞에서 지켜봐야 했던 엘렌의 죽음을 저 또한 '어쩔 수 없었' 기 때문에. 그의 오른손을 잡아 양손에 꼭 움켜쥐고 말을 시작하는 혜나엘렌과, 제 왼손으로 엘렌의 손을 재차 덮는 류빅터. "넌 특별해" 하고 말해주는 엘렌의 말에 개그를 뒤로 젖힌 채 눈물을 쏟아낸다. "미안해 누나" 하고 끌어안는 류빅터와 "빅터.... 미안해, 빅터." 하는 혜나엘렌의 모습이 맞물린다. 



상처. 다른 괴물들은 "내 친구," 하고선 무대 뒤쪽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별이, 되고 싶어했지" 라고 하는데, 지괴는 객석을 향해 선 채 손가락을 들어 허공을 가리킨 채 그대로 "내 친구. 저 별이 되고 싶어했지" 하고 말한다. 별을 가리키며 덧없는 웃음을 짓는 지괴의 표정에서 지앙이 똑똑히 보였기에, 괴물이 입에 올린 "내 친구" 라는 명명이 유난히 명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명확함은 북극의 류빅 애드립 덕분에 완벽해졌고. 어린아이와 똑같은 타이밍에 똑같은 포즈로 자리에 앉는 지괴. 내 기억으로는, 상처에서 다른 괴물들은 "어떻게 죽을건가" 라고 부르는 부분을 지괴만 "어떻게 죽는걸까" 라고 부른다. 죽음을 어떠한 방법으로 맞이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어떠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예전 리뷰에서 괴물 네 명에 대해 [앙리와 기억을 공유하는 은괴, 앙리를 끌어내 이용하는 지괴, 앙리와 별개로 존재하는 카괴, 앙리와 성향을 공유하는 성괴] 라고 정의내린 적이 있었는데, 회차를 거듭하며 노선이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지점을 계속 유지했다고 본다. 다만 지괴의 경우, 초반에는 끌어낸 앙리를 이용하는 괴물에게 힘이 있었다면 후반에는 끌어내진 앙리에게 보다 주체성이 실렸다. 그래서 지괴만 다른 저 가사가, 죽었지만 죽지 못한 지앙리가 하는 말 같아서 보다 유의미하게 다가오더라. 목의 상처를 가리키는 아이의 행동에 비로소 제 현실로 돌아온 듯, 너무 차분하여 덤덤하기까지 한 목소리로 "그래 난 상처가 있어" 하고 말하는 지괴. 망설임 없이 아이를 밀어버리고선 오른손을 그대로 허공에 뻗은 채 "한, 괴,물,이" 하며 이어가는 노래. 그대로 몸을 오른쪽으로 눕히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지괴. 바랄 수 없는 무언가인 듯 속삭이며 "행복," 하고선, 잔뜩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그런, 게, 있을까" 라고 말하고 신음 같은 허밍을 중얼댄다.



절망. 느릿하지만 위압적으로 생창기계를 만지며 천천히 내려오는 지괴. 그의 앞쪽 옷깃을 붙들며 몸을 일으켜세운 류빅터는 그대로 멱살을 잡고 흔들며 "날 태워죽일 건가 / 차라리 날 찢어 죽여라" 라고 절규한다. 그러자 왼손으로 그의 목을 턱 잡고 조르는 지괴. "내가 아팠던 만큼" 하고 그를 놓은 뒤, "느껴라" 하면서 단하미에서 지앙이 그랬던 것처럼, 도망자에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오른손 주먹을 쥐고 옆으로 뻗는 지괴.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진 류빅을 잠시 내려다본 지괴는 사다리를 올라 제가 탄생한 날 도망쳤던 바로 그 창문 앞에 선다. 몸을 난간 앞으로 숙인 채 "저 보름달이 갈라질 때 그 때 다시 돌아와서 내가 당한 고통만큼 돌려주리라" 하고 씩 웃는 지괴와, 그 말을 들으며 머리를 감싸쥔 채 비명을 토해내는 류빅터. 줄리아의 죽음. 극적인 동작으로 모자를 탁, 벗는 지괴. "북극의, 가장, 높은 곳에서," 하며 창가에 선 지괴는 류빅터를 돌아보며 "하," 하고 웃음을 토하고선 일견 다정하기까지 해보이는 눈빛으로 "널 기다릴게" 라고 말한 뒤 훌쩍 몸을 날린다. 후회.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류빅터의 후회. 





북극. 지괴의 신음을 두 번 따라하며 그의 앞까지 걸어올라간 류빅터. 양 팔을 벌리며 "자," 하고 말한 뒤 잠시 기다렸다가 지팡이를 내리친다. 류빅의 칼을 한 손으로 막고 칼 끝이 그대로 그의 오른쪽 허벅지로 향하게 만드는 지괴. 칼 끝과 류빅의 표정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칼날이 완전히 박히자 지괴는 오른팔을 크게 휘두르며 류빅터를 내친다. 괴로워하며 칼을 빼내 힘없이 내던지는 류빅터와 비틀대며 기듯 걷는듯 총을 주우러 미끄러지는 지괴. 총을 집고 휘청이며 총구를 바닥에 대는 지괴와 무릎을 꿇고 양 팔을 벌린 채 광기 어린 웃음소리를 토해내는 류빅터. 그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오른손을 파들대며 괴물의 신음을 내는 지괴. 그 총 위에 힘겹게 얹는 왼손. 총구를 저에게 돌린 지괴는 제 욕망을 이겨냈다는 듯 하아, 하며 숨을 길게 내쉰다. 탕. 총을 떨어뜨린 류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덜덜 떨리는 제 오른손을 내려다본다. "주위를 둘러봐," 라는 말에 무대 안쪽과 객석 쪽 허공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류빅터와 "넌, 넌 이제 혼자가, 되는 거야" 하고 내뱉는 지괴. "혼자가 된다는 그, 슬픔." 하고선 신음소리와 함께 오른손을 들어 류빅터의 목을 턱 잡고 몸을 확 일으킨 지괴는 울먹이는 소리를 낸다. "빅터," 하며 그와 이마를 마주하고 눈을 들여다보는 지괴와 그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류빅터. 지앙리의 목소리로 빅터를 딱 한 번만 호명한 지괴는, 여전히 그의 목소리로 "이제 이해하겠어?" 라고 묻고 류빅의 뺨을 만지며 "이게, 나의, 복수야." 하고 손을 툭 떨군다.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는 고개. 제 뺨에 닿아있는 지괴의 오른손을 잡으려던 류빅터의 왼손은 대상을 잃고 허공에 머무른다. 넋이 나간 듯 불안하게, 대중 없이 고개를 움직이던 류빅터는 왼손으로 그의 어깨를 툭, 민다.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차디찬 바람 소리. 넘어진 지괴를 보며 류빅터는 쓰읍, 후, 하고 숨을 토하고선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그의 왼쪽 다리를 퍽퍽 친다.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난 류빅터는 뒷걸음질 치고 고개를 저으면서 "아니야, 아니야," 라고 중얼대고선 경사면 위로 올라간다. 동일한 디테일. 지괴의 오른쪽 얼굴을, 하얗게 물든 그의 머리를 제 손으로 가린 채 그대로 감싸 안으며 흐느끼던 류빅터는 "일어나 제발!!!" 하고 절규한다. "신과 맞서 싸워!" 하고 강하게 말하고 "나는, 나는" 하고 울먹이다가 그대로 고개를 그에게 파묻은 류빅터.



"내 친구 앙리, 별이 되어 만나자."



그리고 류빅터는 그대로 "프랑켄슈타인," 하고 마지막 절규를 쏟아낸다. 별이 되고 싶어 했던 빅터와, 그걸 알고 함께 꿈을 꾸었던 앙리와, 그 무책임함을 원망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괴물과, 그 외로움을 함께 경험하며 고통 받고 괴물 뒤에 숨어 복수를 계획한 앙리와, 그럼에도 앙리를 발견하고 끝끝내 괴물이 아닌 앙리를 끌어안은 채 최후를 맞이한 빅터. 같이 별을 꿈 꾸었기에 함께 별이 되겠노라 선언하는 류빅터의 이 대사는, 빅터가 앙리에게 전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완벽한 결말이었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창조주에게조차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지 못한 채 스러져 간 괴물에게 있어 가장 잔혹한 결말이기도 했다. 옅은 미소를 입가에 건 지괴는 괴물이었을까, 앙리였을까, 아니면 두 존재가 다 있었을까. 류빅터는 마지막까지 앙리만을 보았고, 그와 함께 별이 되기 위해 그를 끌어 안은 채 "지옥과 같은 추위를 견디" 지 못하고 얼어붙는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인간이 없는" 북극은 어떠한 인간도, 혹은 인간과 같은 존재도 용납하지 않은 채, 다시 인간이 없는 공간으로 되돌아 갔으리라. 



하아. 총막을 이렇게 마무리 지어 버리시니, 헛헛하지만 절망할 수가 없다. 한 문장, 그것도 지극히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 하나로, 비극적인 결말을 이토록 찬란하고 애틋하게 만들어 버리시다니. 한동안 이 여운을 계속 곱씹게 될 듯하다. 서울 공연이 끝났으니 삼연 정산글은 따로 정리하여 올리도록 하겠다. 가열차게 관극하며 아끼고 사랑했던 이번 공연을 떠나보내기가 아쉽지만, 배우들 말씀 대로 지방공이 있으니 벌써부터 차오르는 그리움은 애써 눌러야겠다. 대구, 김해 류핝 공연은 전부 갑니다. 부산공 예정되어 있다는데 부디 티켓팅 전에 스케줄을 내놓으시길, 뉴컨컴에게 간곡하고 강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류빅터 스케줄에 따라 올해 여름휴가는 부산으로 확정지을 예정이오니, 부디, 류빅터 공연이 많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폭염이 이글대던 2018년 여름을, 프랑켄슈타인 삼연의 추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대구 공연까지 다들 푹 쉬시길! 하아. 후기까지 마무리하니 새삼 총막이 실감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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