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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명실공히 '감시'의 사회다. 무언가 사건이 벌어지면 당연히 근처의 CCTV 부터 확인하고, 개인의 핸드폰 통화내역은 물론 이메일과 노트북, 컴퓨터에 남겨진 전자자료를 참고한다. SNS는 개인의 활동반경을 추측하고 체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며 때때로 도청이나 불법 녹음 등이 기승을 부린다. 일단 집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게 된다면 단 한 번도 '화면'에 찍히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하는 이 발전된 '감시사회'는 보안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할지 모르나, 사생활의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더 많이 미칠 수밖에 없다.
미드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는 바로 이러한 환경에서 모티브를 얻은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뉴욕시를 배경으로 하며, 911테러 이후 미국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해롤드 핀치(마이클 에머슨 扮)는 테러의 위험을 막기 위해 모든 cctv 화면을 분석하여 '테러의 위험성을 지닌(relevant)' 사람'을 구분해낼 수 있는 기계(the Machine)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기계가 '테러와는 관련이 없는(irrelevant)', 그렇지만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혹은 위협을 가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핀치는 제대군인이자 정부의 비밀요원으로 일했던, 하지만 문서 상으로는 죽은 사람인 존 리스(제임스 카비젤 扮)를 고용하여 함께 '관련없는' 사람들을 구해내거나 혹은 저지해 나간다. 와중에 정부 요원들과도 엮이고, 사회부적응자로 보이는 천재해커 루트와도 엮이면서 다양한 위험에 처하지만 핀치의 엄청난 정보력과 리스의 군더더기 없는 행동력으로 점차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간다. 두 사람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조력자 혹은 반대세력으로 등장하여 매 회 긴장감을 선사한다.
수많은 cctv의 화면들이 겹쳐보이는 것으로 장면의 전환을 시도하여 더 신선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 역시 이 방법으로 어렵지 않게 표현한다. 첫 회를 시작할 때 칙칙한 화면에 이걸 계속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는데, 눈과 귀를 어렵지 않게 집중시키는 긴장감 넘치는 진행에 금세 푹 빠져버렸다. 칙칙한 분위기가 오히려 이 미드의 매력을 더했다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존 리스 역의 제임스 카비젤이라는 배우에게 푹 빠져버렸다ㅠㅠ 우선 낮고 매력적인 보이스에서 일차 어택... 단단해 보이는 몸 위에 거의 항상 수트를 깔끔하게 입고 다니는 모습에 이차 어택...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깊은 눈에 삼차 어택... 액션 씬에서의 절도 있는 움직임과 망설임없이 총을 난사(...)하는 모습에 사차 어택... 여기에 농담하면서 웃는 모습이 나이에 비해 훨씬 어려보이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어서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을 당했다ㅠㅠㅠㅠ 진짜 내 취향은 나보다 나이가 좀 있고, 낮고 중후한 보이스에 노출없는 절제된 섹시함을 지닌 남자라는 걸 확인했다ㅠㅠ 엄마가 이 미드 보면서 존 리스가 너무 좋다는 내 말을 들으시고 정말 당신의 취향과 다르시다고 한숨을 쉬셨다ㅋㅋㅋ 아쉽게도 이 배우가 출연한 다른 작품은 아직 본 게 하나도 없다.
전형적인 너드(nerd) 느낌의 해롤드 핀치. 네트워크 내에 있는 모든 정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위장신분도 굉장히 많지만 무엇보다 부러운 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자금. 몇백, 몇천만 달러를 부담없이 운용할 수 있는 그의 재산 규모에 리스 역시 여러 번 혀를 내둘렀다. 갈수록 리스의 무대포적인 성격을 닮아가면서 직접 현장에 나가기도 하는데, 다리 한 쪽이 조금 불편하여 기동성은 떨어진다.
시즌3가 곧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하나씩 보는 미드가 늘어난다는 게 매우 슬프다ㅠㅠ 하지만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고, 난감한 상황들에 엮였을 때의 감정선 역시 명확하게 드러나서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각 캐릭터마다 말투와 억양이 달라서 영어 듣기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ㅋㅋ 며칠 만에 끝내버려 아쉽지만, 다 보고 나서 뿌듯했던 미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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