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11월 제주여행의 마지막 포스팅.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는 '숲'이 최고라는 말에, 사려니길로 향했다. 아침 9시쯤 도착하니 주차장에 자리가 많아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사람도 많지 않고! 이런 길이 쭈욱 이어진다. 비로 젖은 길이긴 하지만 신발이 망가질 정도의 진창까지는 아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말그대로의 '숲'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절물이나 교래 같은 여타 휴양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유한 정체성이다. 걷는 내내 새로운 경험에 신기함을 느꼈다. 숲은 모든 소음을 집어 삼킨다는 말이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소리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안내소에서 딱 3km 떨어진 곳을 반환점 삼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옷을 잘못 입고 가서 산책이 평소보다 힘들었지만, 생각을 텅 비우고..
월요일이라 아빠는 아침을 드시고 서울로 올라가셨다. 제주공항까지 아빠를 모셔다드리고, 바로 평화로를 따라 새벽오름으로 향했다. 2효리 씨가 블로그에 언급해서 더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확실히 정상에서의 정경이 아주 근사했다. 그리 높지 않은 높이라서 산책하기에도 좋을 듯한 오름이었다. 주차장이 오름과 꽤 떨어져있다. 저 차도를 꽤 걸어야 비로소 오름 등산로가 시작된다. 저녁 하늘의 샛별처럼 외롭게 서 있다 하여 새별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고려말 최영장군의 부대가 여몽군과 격전을 벌인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매년 이 곳에서 한 해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들불축제가 개최되고 있다는데, 다음에 구경올 기회가 생기길 바래본다. 이날 바람이 어마어마했다. 정지된 사진인데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강한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