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스 in 아트원씨어터, 2020.05.14 8시 김동완 남자, 이진희 여자. 뎅찌니.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오빠얌이 궁금하여 프리뷰 공연을 잡았다. 익숙한 이 날짜가 뎅옵의 뮤지컬 데뷔일임을 나중에야 깨닫고 9주년에 함께 할 수 있음에 내심 기뻤다. 관극 시작 직전 기새오빠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약간 싱숭생숭 했지만, 몰입도 높은 2인극에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었다. 드라큘라가 아닌 작품의 관극이 거의 세 달만이었다는 점도 즐거웠다. 텍스트 많은 연극이 건네는 힘은 묵직하고, 오롯이 대사와 연기만으로 텅 빈 공간을 채워내야 하는 배우가 건네는 이야기는 단단하다. 이 극을 보게 만든 계기는 뎅옵이지만, 90분 내내 찌니여자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여자의 텍스트가 훨씬 많고 다양하며, 여자의 감정..
킬미나우 in 충무아트홀 블랙, 2017.05.10 8시공연 킬미나우 재연. 이승준 제이크, 윤나무 조이, 신은정 로빈, 이진희 트와일라, 문성일 라우디. 승제이크, 트리조이, 진희트왈라, 핫라우디, 은정로빈. 초연 때는 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재연이 길게 올라온다는 소식에 마음의 각오를 하고 관극을 갔다. 쉽지 않은 주제지만 적당한 재치와 유머로 초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삶의 한 형태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기에, 조이가 지닌 '장애' 는 차별이나 편견,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다름' 으로 인지하게 만든다. 움직임이 불편하여 다른 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자라고 배우고 성장하며 고민하고 갈등하고 기뻐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는 '인생' 인 건 여타의 삶들과 같다. 물론, 그 아..
프라이드 in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2017.04.23 2시 공연 배수빈 필립, 박성훈 올리버, 이진희 실비아, 이원 멀티. 배필립, 락올, 진희실비아. 배락진희 페어막. 아,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 재연 자첫자막 관극에서는 재미있었지만 묘한 아쉬움이 남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삼연의 이 관극은, 정말이지 '완벽' 했다. 극이 바뀌어서 돌아왔다기 보다는, 극을 대하는 관객인 내 삶이 혹은 생각들이 변한 거겠지. 자첫 이후 때때로 떠올리던 프라이드의 대사들이 반가움과 애틋한 그리움의 감정을 솟아오르게 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고. 1막 1장부터 눈물이 주륵 흘러내리기 시작하리라고는 미처 각오하지 못해서 내심 놀랐고, 배우들의 몰입이 캐릭터들 그 자체여서 함께 이야기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