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테 in 대학로 자유극장, 2022.10.20 8시 강지혜 샬럿, 김려원 에밀리, 이아진 앤. 글을 쓰는 여성들은 언제나 옳다. 여성이 감히 글을 쓴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던 시절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을, 꿈을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갔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의지, "폭풍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신념. 그 걸음들이 모이고 쌓여 지금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닿는다. "해뜨기 전 찬란한 새벽"처럼. "써 내려가 써 내려가" 졔샬럿의 확고한 목표는 묵직하고 려밀리의 명료한 신념은 찬란하며 아진앤의 단단한 믿음은 다정하다. 브론테이기에 모두가 글을 사랑했지만, 브론테임에도 모두의 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탄생한 세계들이 부딪히고 평화는 찢겨진다, 필연적으로. 자유롭게..
유진과 유진 in 대학로 자유극장, 2022.07.26 8시 이아진 큰유진, 송영미 작은유진. 투유진 자첫. 이런 극이야말로 대학로에 꾸준히 올라오고 계속해서 회자되어야만 하는 갓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면의 구성과 이야기의 짜임새와 감정의 흐름과 호흡이 깔끔하게 균형 잡혀있다. 덮고 지우며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과거의 상흔이 어떠한 형태로 현재의 마음과 삶을 짓이기는지, 동일한 사건을 거쳐 다르게 걸어가는 유진이들을 통해 그려낸다. 이 극에는 운 나쁘게 맞닥뜨려야 했던 고통을 전시하는 가학성이 부재한다. 대신 그로 인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여러 피해자들의 아픔과 분노와 괴로움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미친개한테 물린 게 왜 우리 잘못이야!" 내 잘못이 아니라는 당연..
넥스트 투 노멀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22.06.16 8시 최정원 다이애나, 이건명 댄, 노윤 게이브, 이아진 나탈리, 김현진 헨리, 박인배 의사. 드디어 넥이 돌아왔다. 무려 7년 만에. 이야기 자체의 강렬함에 사적인 경험까지 더해져 참 쉽지 않은 극이었고, 그래서 더 생생하게 심장에 남아있던 작품이다. 그저 또 다른 날을 살아가다 문득 넘버 한 소절을 흥얼대며 힘을 내기도 했고,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이들을 떠올릴 때마다 보이지 않는 상처를 문지르며 흐르지 않는 핏자국을 애써 문질러 지우기도 했다. 일견 극단적이지만 실은 어디에도 있을 수 있는 모습이 아프게 상흔을 헤집는데도, 그 일상성이 동질의 고통을 공유하는 카타르시스로 연결된다. "좋아질 거야 다" 라고 과할 정도로 밝게 반복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