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교토 방문, 마지막 이야기
아쉽기만 한 마지막 날이 밝았다. 준비를 더 잘 해왔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후회는 이제 공허할 뿐이다. 기말고사였다는 핑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역시 나는 철저한 준비보다는 직접 부딪히며 많이 걷고, 가끔은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고,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다니는 것이 더 잘 맞는 여행 체질이다. 이걸 이제는 아주 잘 알기 때문에, 더 이상의 미련은 없다. 남기고 온 아쉬움은 언젠가는 올 것으로 믿는 '다음 기회'에 채워보기로 해야지. 10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돌아오기 위해 일찍 숙소를 나서서 은각사로 향했다. 은각사로 가는 길인 '철학의 길'은, 정말 이름을 기똥차게 지은 것 같다. 생각보다 좁고, 별 거 없는 길임에도 단순히 저 이름 하나 때문에 기꺼이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사..
여행기억/Kyoto(2013)
2013. 11. 27.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