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렛미플라이 in 예스24스테이지 1관, 2022.05.25 8시 김지현 선희, 홍지희 정분, 김도빈 노인 남원, 신재범 청년 남원. 오래간만에 편안한 힐링극을 보러 대학로를 찾았다. 넘버 맛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갔는데, 돌림노래로 시간차를 두고 이어가는 소절이 여럿 있는 점이 독특했다. 각기 다른 가사를 동시에 부르는 듀엣 부분도 꽤 많았고, 후반부에 리프라이즈도 잘 활용했다. 리프라이즈 활용 잘하는 뮤지컬 너무 좋아. 무대도 예쁘고, 종종 객석 벽면까지 넘어오는 조명들도 동화처럼 사랑스러웠다. 다정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구성과 전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다만 닥터후나 마블 같은 SF 판타지물을 사랑하는 덕후이기 때문에, 남원이 말하는 시간여행의 논리 모순을 짚어내는 선희의 ..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5.06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김지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세류반테스/류동키 자열하나. 류지현페어 자둘자막. 막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알돈자 세 사람을 한 번씩 더 만나고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샤롯데에서의 페어첫공 이후로 세 달만에 지현돈자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지현돈자는 희망 없는 현실 속에 침잠할대로 침잠해버려 고요해진 물 같다. 자신의 이름을 듣고선 "그건 천한 여종의 이름이나 아니면 몸종의 이름"이 아니냐는 돈키호테의 말에도 타격을 전혀 받지 않고 "그게 내 이름이라니까요" 하며 무심히 그를 밀치고 지나쳐버린다. 알돈자 넘버 가사 중 "아무 생각 없이" 하며 공허한 표정을 짓는데, 바로 그것이..

맨오브라만차 in 샤롯데씨어터, 2021.02.11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김지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셋. 2월 한 달 동안 고작 9회차라니! 지방공과 연장공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래도 강제로 취소당했던 모든 표들이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퐁당퐁당이어서 앞자리 잡기는 또 어찌나 힘든지. 류동키와 알돈자 트리플 배우들의 페어첫공을 챙겨야 했기에 적당한 자리에 앉는 것으로 타협했다. 알돈자 배우들이 각기 다른 노선이어서, 류동키의 노선은 물론이고 극 전체의 질감도 완연히 달라지는 것이 즐거웠다. 간만에 도는 회전문이 너무나 재미지다. 극중극의 돈키호테와 극중극 바깥의 극작가 세르반테스가 혼재된 공연이었다. 무대 위의 관객인 지하감옥의 죄수들에게 가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