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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무도 타임워프 상황극에서 한 시민이 던진 촌철살인이 말 그대로 '웃픈' 감정을 이끌어냈다.
직업이 뭐냐는 물음에 직장인이라는 대답을,
그럼 신분이 뭐냐는 물음에 노비라는 대답을,
어디 가시는 길이냐는 물음에는 주인님께 돌아가는 중이라는 대답을......
이 대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아픈 일이지만ㅋㅋ 노비라도 되고 싶다는 생각이 그 즉시 떠오른 스스로에게 삼가 애도를....ㅠㅠㅠㅠㅠ 이 반응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노므 사회에도 애도를.....ㅠㅠㅠㅠㅠㅠ
"무도 8년이면 시청자도 예능을 한다"라는 말은 꽤 유명하다. 무도가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촬영을 하면 의외로 센스 넘치는 분들이 많아 소소한 재미를 이끌어 내곤 한다. 그리고 조금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런닝맨 역시 길거리 촬영이 많아 시민들의 호응을 통해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굉장한 예외다.
무한도전은 이제 국민예능이라고 불러도 이의를 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고, 런닝맨도 일요일 저녁 스브스 대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이들 아신다. 특히 유느님이 두 프로그램 모두 나오시니까. 시민들은 길거리에서 이 촬영팀을 만나면 크게 반가워하시고 악수라도 해보고 싶어하시고 열띤 호응을 해주신다.
그러나 그 외의 프로그램에서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이밀면, 그걸 기쁘게만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많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만 말해보더라도, 나에게 방송 카메라 렌즈가 사전 동의 없이 바로 들이밀어진다면 그 즉시 정색하면서 피한 뒤 혹시라도 찍힌 영상이 있다면 방송에 싣지 않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일반 시민도 초상권이 있고,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내비쳐지기 싫은 사람이 있는 법이다. 특히 집에서 혹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무방비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그것도 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들이 닥친다면? .... 굳이 답을 달지는 않겠다. 이미 다들 반사적으로 불편한 감정이 들 테니까.
네 맞아요. 이거 어제자 신방에 대해 한 소리 하려는 겁니다. 짜장면 배달(.....)을 하는 도중에 마주친 시민 몇 분이 처음 카메라를 마주했을 때 조금 날선 반응을 하시는 걸 분명하게 느꼈다. 나중에 신화를 알아보고 '우와 연예인이다 이런 일도 있네'라고 반응하신 분도 계시고 열심히 사진 찍으시던 분도 계셨지만.... 시청자로서, 그리고 촬영을 우연이라도 만날 확률이 전혀 없지는 않을 한 시민으로서, 조금 민망하고 불편했다. 의외의 상황에 깜짝 놀라는 시민들의 생생한 표정을 얻기 위해서 불시에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이라는 목적은 잘 알겠지만, "짜장면보다 사람이 더 많이 와"라는 한 시민의 말씀에는 분명 불편함과 탐탁지 않음, 그리고 살짝의 비꼼이 담겨 있었다. 말 그대로, 촬영 하시는 건 자알 알겠지만, 부디 매너 좀 부탁드려요^^.......
뭐 마무리 하자면, 나는 왜 서울 토박이로 서울에 상주하고 있는데 단 한 번도 무도 촬영을 보지 못했는가......! 라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ㅋㅋㅋㅋ 뒷배경으로라도 영상에 담기는 건 썩 원하지 않지만, 그래도 촬영하는 모습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데ㅠㅠㅠ 서울 사람은 누구나 무도 촬영팀을 만날 것이라는 편견은 넣어두시길. 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