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들의 집 in 우란2경, 2022.06.17 8시 임강희 노라, 이석준 한인국, 김정민 김주연, 하성광 유진만, 장석환 신용진. 헨리크 입센의 을 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각색한 연극이라니. 보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틈 날 때마다 매진 회차들 예매창을 들락날락하면서 어렵게 표를 잡았다. 우란에서 올리는 작품이라는 점도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원작의 날카로운 감각은 지독히 익숙하고 평범한 이야기로 둔탁해졌고, 송곳처럼 핵심을 찌르던 원작의 대사는 분노로 온 몸을 파들대면서도 말을 고르는 노라의 인내에 침묵했다. 인형의 집이라는 공간의 호칭과 시대가 요구하는 완벽한 여성상을 연기하는 노라의 이름 외에는 원작의 매력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시공간을 바꿔 원작을 각색..
엘리펀트송 in 예스24스테이지 3관, 2021.11.30 8시 신주협 마이클, 이석준 그린버그, 고수희 피터슨. 주협마이클 첫공. 엘송 자첫. 2015년부터 여러 번 올라왔던 극인데, 사연에서야 비로소 처음 만나게 됐다. 제이미로 만나본 신주협 배우가 처음 합류한다고 하여 일부러 첫공으로 잡았는데, 첫 무대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이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줘서 이야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이미지로만 만나본 마이클은 폐쇄적이고 위태로운 소년의 인상이 강했는데, 레몬마이클은 소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불안정한 과도기의 아슬함을 노선으로 잡으며 유려하게 분위기를 주도했다. 날카롭고 신경질적으로 팽팽한 긴장을 끌어내다가 일순 표정을 바꾸며 능글맞게 상황을 반전시키는 완급조절이 무척 부드러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