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기간 중 2박 3일 동안 여행한 독일의 수도, 베를린. 보통의 유럽 관광 도시들과는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에, 멀리 한국에서부터 날아오는 여행객들은 눈물을 머금고 일정에서 빼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교환학생이라는 이점을 이용하여 가보게 되었고, 정말 보람찬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게 될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묵었던 city hostel의 바로 옆건물은 우연히도 북한 대사관. 평범히 빨래를 널고 있는 한국인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문득 된장찌개가 간절히 먹고 싶어졌었다ㅠㅠ 머나먼 땅, 그것도 분단을 경험한 독일에서, 묵었던 숙소 바로 옆이 북한땅이라니.... 기묘한 기분이었다. 첫 번째 일정은 역시 베를린 장벽.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벽의 오른쪽으로 쭉 베를린 장벽이 서 있..
간만에 주말에 가족들이 전부 집에 있어서 커튼 치고 영화 관람을 했다. 좋은 평을 받았다는 영화라지만, 어쩐지 내키질 않아 영화관에서 관람할 생각을 안 했는데 오늘 보고 나서 후회했다. 딱 내 취향. 이유 없이 회색빛이 내려앉은 베를린이라는 도시와, 그 타지에서 한국어 영어 독일어 섞어가며 박진감 넘치는 머리 싸움 몸 싸움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맞물려 지금까지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아빠는 본시리즈의 틀을 그대로 따라했다고 총평했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팅거 테일러 솔져 스파이가 떠올랐다. 배경이 유럽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리학수(이경영 扮)의 캐릭터라거나 인물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카메라라거나 하는 기법들이 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 물론 속도나 긴장감 측면에서는 베를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