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2017) - 김은주 사유는 오직 남성만의 전유물이기에, 남성만의 영역으로 규정지어진 철학이라는 학문에서 여성은 내내 배제되어 왔다. 생각하고, 그래서 의문을 갖고, 그리하여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던 여성들은, 이질적이고 옳지 못한 존재로서 박해당하고 삭제되어왔다. 이 책은 20세기 '여성 철학자'들의 '철학'을 소개한다. 문장이 다소 어렵지만, 스피박의 지적처럼 "쉽게 읽히는 글의 기만성 (p.64)" 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개된 여성 철학자 여섯 명은, 기존 기득권의 것이 아닌 자신들만의 언어로 삶을 이해하고 인간을 바라보며 세상을 논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인간과 삶, 죽음을 긍정하고, 기존 철학이 단정지은 단일성을 비판하고 거부한다. "스피박은 (...
01. 소년이 온다 (2017) - 한강 광주. 전쟁보다 더 끔찍하고 잔인했던, 일방적인 학살. 피 흘리며 쟁취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그 자체인, 80년 5월의 광주. 믿고 싶지 않은 역사를 잘 알기에 더욱 고통스러운 이야기는, 작가의 비유와 우회적 서술을 거치며 불시에 툭 터진다.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을 응시하며 죽음을 곁에 두는 아이. 죽음을 마주하고 죽음에 흩어지는 아이. 남겨진 채 죽음을 기억하고 곱씹는 아이. "죽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둔감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더 두려웠다. (p.89)" 살아남는 것이, 홀로 삶을 유지한다는 것이 더 고통스럽지만, 죽음 앞에서 두려울 수밖에 없는 지독히 평범하고 위대한 인간. 검열로 검게 칠해진 희곡은 무대에 오른다. 무언극처럼 입모양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