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아드 in 예스24스테이지, 2021.08.26 7시반 김종구 나레이터, 이기화 하프 뮤즈. 일리아드 자셋자막. 윱나레의 무대는 담백하고 정갈하다. 작은 책상 위에 술 두어 병과 라디오가 놓여있고, 그 라디오에서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무대 왼편 뮤즈의 하프 옆에 투구가 걸려있다. 무대를 서성이며 동전을 툭툭 바닥에 떨어뜨리던 윱나레는, 공연을 시작한다고 말하는 어셔를 잠시 바라보다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흘러나오는 노래의 마지막 부분을 입모양으로 망연히 따라부르던 그가 라디오를 끄고 일어선 뒤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겁디 무거운 발걸음과는 사뭇 다른, 과하게 밝은 얼굴로 지나치게 발랄한 목소리로. 얼굴의 온 근육을 사용해 아이처럼 웃는 그 역시, 전쟁을 온 몸으로 겪어낸 소년병이었다. ..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in 백암아트홀, 2016.01.12 8시 공연 솜은, 역시 자둘부터였구나. 시작부터 펑펑 우는 관객을 보면 무대 위에서 힘이 빠진다던 이번 시즌 어떤 배우의 인터뷰가 무색하게도, 앨빈의 그 한 마디부터 백스테이지의 애교에 이르기까지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이미 극을 알기에 대사 하나 몸짓 하나가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비록 통으로 날려버린 장면이 있다 해도, 몇 넘버가 살짝 쓰릴해도, 정말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와, 역시 관극은 이 맛이지. 조강현 토마스, 김종구 앨빈. 엉톰, 윱앨. 엉윱 페어. 이 두 배우의 캐릭터가 딱 맞는다. 순수하지만 일침을 가하는 차분함을 지닌 윱앨과 현실에 물들어 버렸지만 아직 내면에 장난기 가득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 엉톱의 조화가, 극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