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주절/Daily
오블완 17일차
누비`
2024. 11. 23. 20:20
공연이 보고 싶은데 공연을 보러 갈 수가 없다.
궁금한 극이 없지 않은데, 공연장까지 도달할 의지가 없다. 관극을 하고 싶은 날에는 자리가 없거나 애매하거나 할인이 없고, 그렇다고 티켓오픈 시점에 예매를 하기에는 한두 달 후의 불확실한 미래가 걸린다. 애초에 팃팅에 참여한다고 해서 좋은 자리를 잡는다는 확신도 없고. 아아 이 어찌나 탈덕하기 좋은 시기인가.
입덕 10년 차쯤 되니 안 본 대극장 극도 없고, 그렇다고 댕로 중소극장의 새로운 작품을 도전하기엔 끌리지가 않고. 검증되지 않은 극을 큰돈과 많은 시간을 들이기엔 도전정신이 생기지 않고. 다 고만고만 비슷비슷해서.
잠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무대 위를 늘 동경했는데. 자극이 반복되니 역치가 높아지고 익숙함으로 무뎌졌다. 속상함도 하루이틀이지, 이제는 그냥 체념했다. 이렇게 소소한 "취미"로서 남겨지는 것이 마땅한 수순이겠지. 사랑에도 기한이 있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