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주절/Daily

오블완 6일차

누비` 2024. 11. 12. 19:02

사회생활이란 무엇일까. 연차와 커리어는?

10년 차를 코앞에 둔 과장급 회사원으로서 근래 자주 하는 고민이다. 지금 내 위치는 어디이며, 나는 언제 어느 곳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성취가 내 삶에 유의미한가. 당장 이 순간을 오롯이 마주하고 있는가. 오늘을 희생하지 않은 대가는 무엇일까. 오늘을 희생한다면 내일의 나는 조금이라도 더 충만감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예측불가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으면서 너무나 나이브하게 하루를 소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건조한 사무실의 불꽃 하나


10대의 나는, 30대의 나를 꿈꿨다. 넓고 얕은 관심사 중 하나를 업이자 꿈으로 삼으리라고. 멋진 사회인으로 세계를 누비며 회의를 하고 성과를 내고 있으리라고. 20대의 나는, 다시 30대의 나를 기대했다. 여전히 넓고 얕은 지식과 호기심을 확고한 하나의 전문성으로 모을 수 있으리라고.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력으로 훌륭히 제 역할을 하고 있으리라고.

하지만 30대의 나는, 한 우물만 파지 못한 스스로를 성찰하고 번뇌한다. 쌓아온 커리어를 돌이켜보며 지금껏 찍어온 걸음 하나하나를 곱씹는다.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며 성심성의껏 살아왔노라 자부하면서도, 과거가 보장하지 않는 미래 때문에 불안하다. 익숙하지만 지겨운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아니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만 수년째다. 재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