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607
01.
이제와 말하기도 새삼스럽지만, 드문드문 올라오는 공연리뷰로 점철되어가고 있는 이 블로그의 정체성이란 대체 어떻게 정의내려야 하는 것인가....ㅠㅠ
02.
근황을 말해보자면, 일단 직장에서는 업무량이 슬슬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다른 팀원분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양이기에 여전히 먼저 퇴근하게 되지만 말이다. 아무리 늦어도 여섯시반을 넘기지 않고 퇴근하는 것은 나의 권리라고 믿기에, 눈치가 얼마나 보이든 난 떳떳해! 떳떳하다고!!!!!!
아무튼 매일매일 해야하는 데일리업무가 주어져서 그저 기쁠 따름이다. 이제 뭔가 하는 거 같잖아? 업무 일지에 한 줄씩 꼬박꼬박 적을 것도 있고. 아직까지는 할 수 있는 역량 범위 안이라서, 할 만하다. 얍.
03.
그렇게 업무를 하는 것 이외에는, 이번주 내내 머릿속은 오로지 "뮤지컬"과 "대만"으로 가득했다.
류배우 덕질 시작하고 검색을 조금 해보니까 알게 되는 것들이 이것저것 생겨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분열에 걸린 사람마냥 이래야 되나 저래야 되나 하루에도 열댓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하고, 손가락은 결제창을 들락이며 매순간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늦게 빠진 덕질이 훨씬 무섭다는 것,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뼈아프게 경험하게 될 줄이야....... 류배우님 이 가련한 늦덕 좀 책임져주세요ㅠㅠ 일단 팬텀 2개 더 예매해놨다. 하하하. 여기에 데스노트도 안 볼 수는 없어서 2차 티켓팅에 참전, 좋은 자리가 아니어도 일단 1층이고 원하던 날짜라는 점에 만족하자며 결제까지 빠르게 진행해버렸다.
연초에는 '한 달에 한 번 문화생활'을 목표로 잡았고, 그래서 3월에 신화콘 빅스콘 다 간다는 이유로 2월 지킬을 과감히 포기했었는데ㅋㅋㅋㅋㅋㅋ 지금은 한 달에 뮤지컬 관람 세 개^^........ 과거의 나야, 왜 그랬니 정말.
04.
그리고 대만은, 스쿠트 항공 특가를 보고 엄청 뻘짓하면서 가까스로 예매해서 결정난 이번 휴가지다. 휴가라고 하기에는 가는 날짜가 10월 후반이지만, 그래도 여름휴가 어디 안 갈 예정이니까 여름휴가라 부르련다.
원래 오사카를 가려고 했었지만, 하인리히 법칙을 믿는 나로서는 도저히 크고작은 지진증후들이 쏟아지고 있는 일본을 갈 수가 없다. 결국 짧은 기간 동안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물색하다 선택된 곳이 대만인데, 언젠가는 가겠지 하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 곳이기에 동선을 짜려니 상당히 막막했다. 그래도 어찌저찌 대강의 계획을 짰고, 숙소도 대충 잡았다. 부킹닷컴이 어젯밤 나에게 당황을 투척했지만, 일단 기다려봐야 하고.
여행계획을 세우다 보니, 시월이 왜이렇게 한참 남았니ㅠㅠ
05.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디서 백만원이 떨어지면 어디든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근래의 나에게 그 돈이 생긴다면 뮤지컬 관람을 n번 더 찍고 싶다. 극을 보러다니면서도 진지한 '뮤덕'은 되지 말자고 다짐 아닌 다짐을 했었건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죠. 뮤덕 입문자 한 명 추가요^_ㅠ
뮤지컬 덕질은 정말 다른 덕질과 재정적인 부담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아주 다양한 덕질 분야를 가지고 있다고 나름 자신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해외덕질을 비롯해 뭐 이런저런 것들을 건드려 본 경험이 있다. 그런 콘텐츠들은 대부분 구하기가 조금 어려울 뿐, 집에서 큰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뮤지컬은, 무대는, 극은, 아니다. 무대가 영상에 담기는 그 순간부터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 버린단 말이다ㅠㅠ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지만, 그래서 덕질이 더 괴롭다. 흡. 누가 나 좀 구해줘ㅠ
06.
결국 이 글은 푸념 아닌 푸념이 되어버렸다. 매일매일 운동하고 매일매일 포스팅을 하나씩 쓰자는, 소박하지만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결심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으려나. 일단 회사 근처로 독립하는 것이 올해 안에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으니 앞으로의 나날들도 까마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