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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8.04 7시 공연

 

 

 

 

류정한 빅터/쟈크, 박민성 앙리/괴물, 서지영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느, 이정수 룽게/이고르, 김지호 어린 빅터, 이유주 어린 줄리아. 류빅터 16차 관극. 류성 페어 네 번째 공연이자 자넷. 이 페어 노선 바뀌었다!! 지난 류성 페어 삼공에서 건조하고 냉랭하던 류빅터는 다른 페어 공연 때와 비교해봐도 다소 어리고 조금 더 인간적이었다. 성앙리도 사람 좋은 인상이 강했던 지난 공연과 비교하여 실험에 대한 기대와 목적의식이 뚜렷했고, 성괴물도 보다 잔인하고 무시무시하게 슬픔과 분노를 토해냈다. 류빅터가 성앙리에게, 성앙리가 다시 류빅터에게, 류빅터가 성괴물에게, 성괴물은 다시 류빅터에게 주고 돌려받는 서사의 개연성이 높아서 극의 흐름이 아주 설득력 있었다. 성앙/성괴의 충격적인 디테일도 많았고, 류빅터도 바로 전날 류한 공연 때와는 또다른 디테일을 추가해서 관극이 무척 재미있었다. 게다가 금욜 공연 때도 컨디션이 몹시 좋았던 류배우님이 이날 목이 더더욱 짱짱하여 몹시 행복했다.

 

 

※스포주의※

 

 

단하미 시작 전 "과연 생명은 창조되어질 수 있는가" 대사를 다정함 뚝뚝 묻어나게 말하던 예전 공연들과 다르게, 이날은 단단하고 날카롭게 묻는 류빅터. 난간을 양손으로 내려치며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아니!! 과학은!! 생태계를!!! 뛰어넘어!!" 라고 말했음에도 설득되지 않는 성앙의 태도에, 허리를 펴고 후우, 하고 한숨을 토해내고는 머리 짚는 행동 없이 뒤돌아서서 뒷짐을 진다. 실험에 필요한 저자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죽음/지옥/운명/저주" 단어 하나하나를 평소보다도 더 힘주어 눌러부른다. 웰링턴 장군에게 "성공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할 때 어투가 살짝 달라졌는데, 정말 성공이 목전에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부탁이야 친구" 하고 텀 없이 붙여 말하고 휙 돌아 나가는 류빅터. 제네바에 돌아와서 인사도 없이 가려는 거냐는 슈테판의 말에 평소에는 고개를 건방지게 까닥이며 "다녀왔습니다" 하고 말하는데 이날은 고개를 미동도 없이 빳빳이 든 채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보다 어리고 치기 어린 느낌으로 열쇠를 건방지게 흔들고선, "재밌니?" 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냉정하게 나가버린다. 외소이 넘버 끝나고도 엘렌을 발견하고 앙리를 퍽 치고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뛰어나가던 류빅터는, 이날 약간 어깨가 처진 채 뜻대로 되지 않는 실험에 대한 짜증을 잔뜩 실은 얼굴로 뛰쳐나갔다. 한잔술에서도 성앙이 받아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칭얼대듯 의지하듯 주정을 부렸는데, "젠장! 여기선~" 부분을 "앙리," 하며 성앙을 붙들고선 "여기선 내 의지가 통하질 않아" 라고 인상을 찌푸린 채 말했다. "걱정 담아" 하면서 류빅 미간 즈음을 검지로 톡 친 다음 제 잔에 넣는 성앙과, 그걸 보고 제 이마를 만지더니 웃던 류빅터는 절망을 자신의 잔에 슬픔을 성앙의 잔에 담는다. "취해볼까~~나~~" 하고선 이마를 콩 부딪히며 웃고, 성앙이 붓는 병나발 술을 들이킨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하는 성앙의 소개에 양팔을 벌려 "호오오!" 하고 환호를 넣고선 성앙과 똑같이 왼손 뒷짐을 지고 우아하게 답인사를 하는 류빅터. "장의사!!!" 하고 나선 사람들 눈치를 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하하 웃으며 정리하는 성앙리와 기쁨에 취한 류빅터. "우리 룽게가 쓸모가 이쪄쪄" 하고 나간 류빅터와 똑같이 "쓸모가 이쪄쪄" 라고 말하고 퇴장하는 성앙리. 나는왜 넘버 전, "너는 언제나 네가 원한 건 반드시 손에 쥐었었지" 하는 엘렌의 말에 답답함이 치밀어오르는 표정으로 머리를 짚는 류빅터는, 누나의 몰이해에 지치고 제 태도에 화가 나있다.

 

 

너꿈. "넌 사형은 면할 수 있어" 라며 웃으며 설득하듯 말하는 류빅터. 하지만 성앙은 "나 대신, '살아'." 라고 강조한다. 류빅터는 갈수록 유약하고 흔들리는 인간 노선으로 가는데, 앙리들은 환하게 빛나면서 제 모든 걸 던져 그에게 부담을 지워주는 노선으로 가고 있으니, 비극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날 위해 울지마" 하며 다가오는 성앙을 향해 손을 뻗는 류빅터. 그 손을 붙들고 빅터를 똑바로 바라보며 "이것만 약속해 어떤 일 있어도" 라고 말하면서, 성앙은 붙든 류빅의 손을, 제 목에, 가져다 댄다. 제 목을 이용해서라도 실험을, 자신들의 꿈을 이어가라는 그 단호한 성앙의 손길에, 류빅터는 완전히 멘탈이 나간 얼굴로 울면서 고개를 내젓는다. 그의 왼손을 제 목에 그대로 꽉 쥔 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라고 말한 성앙이 손을 놓자, 털썩 무너지듯 내려앉으며 오른손으로 제 얼굴을 가린 채 엉엉 우는 류빅터. "제발 부탁이야 제발!!" 하며 끌려나간 류빅터에게는, 앙리가 말한 대로 그의 목을 가지고 실험을 완성시키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 유난히 다정하고 애틋하고 간절하게 앙리의 목을 들고 있는 류빅터의 생창. 디테일들을 전날과 동일하게 가져가면서도 더 풍성하고 날카롭게 부르는 류빅터. "태초에 그랬던 것처럼" 하고선 "빛이 있으리니" 하며 양 팔을 벌려 세상을 휘어잡듯 삼킬듯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종교인의!" 부분 강조하고, "붉.은.피.솟.구.쳐.온.몸.을 불태워라" 하고 찍어 누른다. "신과 맞서 싸워!!!!!" 하면서 난간을 내리치듯 붙들며 상체를 숙인 채 하늘을 노려본다. 생창은 늘 압도당하는 느낌이라서 넘버 끝나고도 박수를 바로 쏟아내지 못하고 숨을 고르게 들이쉬기에 바쁘다. 휘청휘청 대는 성괴의 행동에서 눈을 떼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천천히 유도하듯 말을 거는 류빅터. 철침대에 누운 성괴가 푸우우 하고 룽게의 피를 뿜어내는 소리와 류빅터가 그를 끌어안고 "룽게!!" 를 부르는 비명이 중첩되어 끔찍한 비극을 한층 부각시킨다. 또다시. 울먹임이 강한 목소리에 절망과 지침을 가득 실어 시작하는 도입. 세게 목을 조르다가 강하게 뿌리치며 빠져나가는 성괴와 잠시 눈이 마주친 류빅터는, 제 오른손을 잠시 내려다보고선 다시 성괴를 보고 이번에는 덜덜 떨리는 제 왼손을 쳐다본다. 너꿈속에서 성앙의 목을 만졌던 그 왼손을. 차마 두 번 다 성괴를 보지 못하고 총을 쏜 류빅터는, 광소로 절규를 마무리한다.

 

 

 

 

2막. 슬픔과 절망을 경험하고 전부 씹어 삼킨 채 창조주를 찾아온 성괴는 냉랭하게 일렁이는 분노로 가득차있다. 류빅터를 똑바로 보며 말을 이어가던 성괴는, "앙리, 앙리, 앙리, 대체 왜에에에!" 하며 다리 오른쪽을 향해 허리를 세운 채 꼿꼿이 선다. 도망자 넘버 시작하고 다리 아래에 있는 류빅터 동선이 살짝 달라졌다. 괴물의 말을 들으며 무대 오른쪽에 객석을 등진 채 서있었던 것 같은데, 이날은 오른쪽에 서 있다가 도망치듯 무대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오는 등 몹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넘어진 괴물 대역의 모습에 아아, 하며 객석 쪽으로 몸을 돌리고선 무릎 위에 양손을 올린 채 허리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류빅터가, 탕 하는 총소리에 몸을 확 펴는데 그 순간 색이 바뀌는 조명이 정확하게 비춰서 극적인 잔상을 남겼다. 역시 눈을 꾹 감고 보지 않은 채 괴물을 향해 총을 쏘는 류빅터. 류빅터가 유약해지는 반면 류쟠은 갈수록 더 잔인하고 냉랭해진다. 꼬집히고 나서 에바가 나가자마자 허리를 확 피고선 후, 하고 한숨을 쉬곤 냉정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이고르에게 명령한다. 두 번째로 "잘해쪄 잘해쪄 너무 잘해쪄" 하고 말하고선 잇새로 내뱉는 특유의 류쟠 웃음소리가 오싹하다. "지 가장 친구, 목을 따다 만든" 하며 제 목을 가리키며 희번뜩하게 뜨는 눈이나, 인두로 지지고 나서 괴물의 고통스런 신음을 따라하고선 "더럽게 꺽꺽거리네" 혹은 "꽥꽥거리네" 하며 이고르에게 불평하는 비아냥도 무시무시하다. 퇫, 하고 침을 뱉는 것도 점점 강해지는데, 그 직후에 이고르와 꽁냥대며 "우쭈쭈 내 강아지" 하고 "귀여워 죽겠어" 하면서 깔깔대며 퇴장한다는 점이 더욱 장면을 섬뜩하게 만든다. 추바야와 괴물의 격투에서 "죽여!!!!!" 하고 소리지르는 류쟠. 금욜 류한 공연에서는 "괴물 새끼야 죽여!!!!!" 하고 소리지르기도 했다. 쓰러진 괴물을 쿡쿡 찌르다가 눈을 마주치고선 "어디서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 확!" 하며 화를 내고선 또 깔깔거리며 "한정판 언니 대박 완전 쩔어~" 하며 퇴장한다.

 

 

성괴는 격투장에 끌려오기 전부터 다리를 티나게 절고 있다. 그는 잔인한 인간이 행하는 혹독한 고문과 괴롭힘에 지쳐 인간이 없는 이상향을 꿈꾼다. 그곳에는 넘버에서 "하늘엔 아름다운 오로라" 하는 까뜨린느의 가사에 맞춰 철창 너머의 어둡고 칙칙한 벽 위에 오로라가 먼저 번져오르고, "끝없이 펼쳐진 빙하 속에" 하며 빙하가 떠오른다. 이 배경이 북극 장면에서 동일하게 사용된다는 점이, 북극이라는 장소가 괴물에게 희망이자 절망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까뜨린느의 얼굴을 보고 그가 건넨 물을 단번에 들이키고 다시 환하게 웃으며 안녕 손을 흔드는 성괴. 까뜨린느가 쟈크에게 끌려왔을 때도 아무 것도 모르는 듯 안녕, 하며 손을 흔들다가 "넌 어느 미친 사람이 만든 괴물이라고!!" 하는 말에 손을 툭 떨군다. 난괴물에서 분노와 포효를 쏟아내는 성괴는, 마지막 부분에서 제 머리를 만질 때 오른손은 뺨 쪽에 왼손은 목의 상처를 붙들고는 머리통을 떼어내려는 듯 고통스러워 한다. 마치, 그가 어젯밤 꾼 꿈 속의 '포근한 가슴' 이, 자신의 목을 소중하게 들고 있던 빅터의 품이었다는 것처럼. 모두 기억하기에 창조주를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괴물.

 

 

 

 

천천히, 하며 나지막하고 음산하게 말하는 성괴. 그날에 내가. 노래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엘렌은 빅터의 손을 꼭 붙은 채, "하지만 기억해 넌 특,별해" 라고 말한다. 그 말에 나는왜 넘버 직전에 그랬던 것처럼, 허공을 향해 고개를 들며 망연함과 먹먹함으로 더 엉엉 울어버리는 류빅터. 이날 서엘렌은 동생 빅터를 사랑하지만 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류빅터도 그걸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함에도 언제나 항상 자신을 사랑해준 엘렌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가 없다. 앙리를 잃었을 때와 동일한 일념에 사로잡혀 그의 시체를 끌어안고 실험실로 돌아오는 류빅터. 절망. 성괴를 발견한 류빅터는 바닥을 기며 "제발 그만해, 부탁이야, 제발 그만해!" 하고 넋놓은 채 빈다. 성괴는 생창기계 레버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어올리듯 만지다가 확 벌리며 상체를 앞으로 훅 숙인 채 잡아먹을 듯 그런 류빅터를 내려다본다. 희망으로 가득했던 과거를 떠올리듯 눈물 가득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다가, "이젠!" 하며 오른손으로 바닥을 내리치고 기계 쪽으로 향하는 류빅터. 계단을 내려온 성괴는 그런 그를 향해 "그렇게 잘 알면서도 또다시 만들려 했나!!" 라고 소리치듯 말하며 엘렌 시체의 머리 쪽 철침대를 양 손으로 퍽 내리친다. 류빅의 목을 조르며 심판하듯 말하던 성괴는, 갑자기 그를 확 끌어당겨 오른쪽 귀에 박아 넣듯 "넌, 끝까지 살아야 해!" 하고 말한다. 성괴의 예고에 아아악, 하며 비명을 지르는 류빅. 성괴는 "내가 당한 고통만큼 돌려주리라" 하고선 난간 너머로 몸을 확 숙인 채, 1막 마지막에 했던 것처럼 고함을 쏟아내고선 휙 몸을 날린다. 이날 절망 성괴 디테일이 너무 어마어마했다. 괴물의 습격을 대비하던 류빅은, "그 괴물 면상 좀 봅시다" 하는 말에 새삼 그 '얼굴' 이 앙리의 얼굴임을 인지하듯 눈을 꽉 감으며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선, 뒤로 돌아 평소보다 낮은 톤으로 "정신 똑바로 차려" 하고 말한다. 후회. 넋나간 웃음으로 시작하여 짙고 어두운 후회와 절망과 고독을 토해낸다.

 

 

물 흐르듯 치닫게 된 비극의 종착역, 북극. 팔을 벌리고 마침내 마주한 제 죽음이라는 결말에 기쁨의 웃음을 토해내는 류빅터는, 제 얼굴을 향해 두 번의 포효를 뿜어내는 성괴의 분노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이다 눈을 감고 마지막을 기다린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이어지는 묵중한 정적에 가늘게 눈을 뜨고 성괴를 바라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총을 받아들어 탕, 총을 쏜 류빅. 왼손을 들어 류빅의 뺨을 만지며 말을 이어가는 성괴와, 제 오른손을 들어 성괴의 손을 붙드는 류빅. 스르륵 류빅의 손에서 미끄러져 내린 성괴의 손은 류빅 가슴께에서 멈춘다. 성괴의 다리를 툭툭 치면서 "앙리, 뭐하는 거야, 앙리" 하며 넋놓고 말하는 류빅. 마지막 생창맆에서 하늘을 노려보며 "저주를 퍼부어라" 하며 왼손을 들어올리고선 "신과 맞서 싸운" 하며 주먹을 꽉 쥐어보인 류빅터는, "나는, 나는" 하면서 성괴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쓰다듬듯 만지고선 "프랑켄,슈타인" 하고 토해내고 그를 끌어안는다. 금요일 공연과 동일한 디테일임에도, 류한 페어일 때는 지앙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결국 그 곁에서 얼어죽었을 것 같은 빅터였지만 이날 류성 페어일 때는 성앙을 도저히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 또다시 생창을 할 것만 같은 빅터였다. 

 

 

 

 

류배우님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항상 '인간적' 인 지점이 강하여 몹시 사랑한다. 갈수록 유약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류빅터 노선이 좋으면서도, 다음에는 또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가 없어서 매 공연이 새로이 기대된다. 류성 페어만 해도 페어 노선이 이렇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관극이 흥미롭고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 페어도 전관 예정이라 행복하다. 8월 류빅터 전관이 목표였는데, 류카 페어막은 단관으로 못 보러간다는 게 너무 슬프고 속상하고 화난다ㅠㅠ 다음주 류한, 류카, 류성은 또 어떠한 노선으로 어떠한 감정을 보여줄 지 몹시 궁금하다. 그나저나 다른 더블캐와 앙상블 몇 명에 대해서도 얘기할 게 많은데 매번 빅터/앙리/괴물 노선 정리하느라 힘이 딸리네. 담주 중엔 꼭 써야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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