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미니콘서트 [He]
2014 김동완 미니 콘서트 "He"
in 악스코리아, 2014.11.20
일단, 뎅오빠 생일 축하해요♡ 토요일 공연 때문에 자제하시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빌어봅니다:)
본론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 지금껏 말을 아꼈던 씨아이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조금만 얘기하자면, 전형적인 '작은 집단'의 형태를 보인다. 빠른 피드백에 감탄하며 일을 잘한다고 찬양하는데, 피드백을 잘하는 것이 곧 일을 잘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 진짜 일을 잘한다면 '합리적인' 피드백이 아예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빠릿하게 일처리를 하겠지. 물론 오빠얌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여러 지원을 아낌없이 해준다는 점에서 '좋은 소속사'이긴 하다. 그 맥락에서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렇지만 오늘 공연은 아쉬움이 너무나도 많이 남네요.....
두 곡을 부르고 나서 갑자기 진행을 맡은 엠씨를 소개한다 했을 때부터 기분이 싸했다. 그리고 팬들을 무대 위로 올릴 때 직감했다. '미니콘서트'가 내가 기대했던 그 '콘서트'가 아니었구나. 왜 이런 공연을 '콘서트'라 칭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건 그냥 팬미팅이잖아...... 아니면 토크콘서트...... 신곡 'He_Sunshine' 을 발라드 버젼, 원곡 버젼, 앵콜에서 MR 버젼으로 불렀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한 시간 짜리 쇼케이스를 하지 그러셨어요........ '미니'의 뜻이 '작은 공연장'인 줄 알았는데, 한시간 반의 '짧은 공연'이라는 뜻이었다. 66,000원의 가격에서 이미 알아차렸어야 하는 건가. 2층 뒤에서 바락바락 제주도에서 이거 보러 왔다고 절규하는 팬 분이 있었는데, 과하게 시끄러우셔서 인상을 계속 찌푸리게 만들긴 했지만, 그 감정은 절절히 이해가 간다.
아니, 그리고 자기 노래를 왜 안불러...........?? 세상에, 꼴랑 손수건 하나 불러줬어........... 솔로콘이면 솔로앨범 노래를 좀 불러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ㅠ 앞으로 할 음악이 지금까지의 오빠 노래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하더라도, 완전히 없던 취급하는 건 옳지 않은 거 같아요.... 빡센 스케쥴로 인해 시간이 없었다는 건 이해하지만, 편곡이라도 해서 들려줘야 하는 것이 '아티스트'의 태도가 아닐까요. 오빠의 생일 전후로 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면, 진짜 그냥 팬미팅을 열지 그러셨어요ㅠ 오빠 팬미팅에서도 노래 많이 했잖아요.....
투덜투덜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오빠 노래를 들어서 기쁘긴 했다. VCR로 27일에 발매될 포토북의 문구 일부를 공개했는데, 처음의 '마음병신'이라는 글에 울컥해서 감정을 진정시키다가 이어진 "Lost Stars"에서 울어버렸다. 오빠는 계속 애덤 리바인한테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 곡에 가장 감동받은 저는 뭐가 되나요.... 아쉽다고 앵콜로 또 불렀는데, 또 좋았는데, 또 미안하대.. 오빠 나한테 왜그래요!!!!!!ㅠ
물론 헤드윅 넘버도 아주 좋았습니다. wicked little town에 wig in a box까지. 왜 헤드윅 노래만 들으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죠.....? 마지막 앵콜곡으로 the origin of love를 불러주길 바랐지만, 내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ㅠ 차라리 디디쇼 공개방송을 갔으면 내 취향에는 더 맞았을 것 같았다. 거기서 부른 노래는 전부 취향저격이었다. 특히 Mr.Big의 To Be With You. 당연히 이 노래 불러주리라 믿었는데..ㅠ 오빠 술마시면 집에서 기타 가져와서 이 노래 부른다면서요. 앵콜의 Mr.Children의 365는 왜그렇게 좋아하는 거예요. 대체 무슨 사연이 있으시길래.
참고로 악스홀 2층은 얇은 철제 난간이 시야를 방해한다. 그리고 음향이 썩 좋지 않음. 악스홀이 '좋은 음향'으로 유명한 공연장인데, 2층은 드럼소리가 뭉개지듯 울려서 귀가 아팠다. 외려 조명이나 연출에 더 집중하게 됐는데, 조명이 과한 감이 있어서 정신 사나웠다. 헤드윅 공연을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공연장은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 얼굴 잘보이고 이런 걸 떠나서 음향이 전혀 달라ㅠㅠㅠㅠㅠㅠ
아래 사진의 화환 두 개, 진짜 형식의 극치다........ 축공연이라니, 진짜 예의만 차렸구만.
함께 할 수 있어 진심으로 즐거웠고, 그 시간과 돈이 절대 아깝거나 후회되진 않는다. 하지만 남은 허전한 기분을 어떻게 달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짧은 리뷰나마 바로 올려본다. 기대가 지나쳤던 탓도 분명 있을테고 말이다. 아직 신곡 음원은 안 들어봤는데, 제주도에서 돌아오고 난 뒤에야 포스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공연으로 인해, 헤드윅 무대를 또 보고 싶어졌다고 합니다.........ㅎ 아무튼 싸랑하는 오빠얌, 다시 한 번 생일 축하드리구요, 오늘 수고 하셨어요^^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