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무리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올 한 해 들어 가장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한 달이었다. 그래서 이번주, 특히 마지막 사흘 동안은 정말 피곤했다. 점심시간에 유난히 손님이 많기도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한숨과 함께 '아.. 힘들다'라는 탄식이 계속 흘러나와서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다. 진상손님 하나 없는 작은 카페 체인점인데도, 역시 서비스 업 알바는 쉽게 지치게 된다. 매일매일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은, 평균 이상을 해낼 수는 있지만 체질에는 정말 안 맞는다......
그리고 잘 지내왔는데, 추워지는 날씨와 극도의 피곤함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외로워졌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덕질꺼리가 없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그냥저냥 무던히 하루하루를 살았는데, 요새는 반복되는 일상이 징글징글할 정도로 지겹고 답답하다ㅠ 변화가, 그것도 아주 획기적인 계기를 통한 평범의 탈피가, 절실하게 필요하다...ㅠ.. 나 대체 왜 이렇게 외롭니. 일년 치를 그냥 한꺼번에 몰아 받는 거 같다. 후.
내일이면 세월호 비극으로부터 200일이 된다고 한다. 49제를 지나, 100일을 지나, 200일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괴로운 가슴을 부여잡고,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진실을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다. 개개인의 안전불감증을 탓하기 전에, 그 개인들이 위험천만한 세상을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본질적인 제도와 구조부터 제대로 돌아보자. 국가와 사회와 동네가 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데. 힘없는 개인에게 책임을 죄다 떠넘기지 말라고. 너무 막막해서 뭘 어떻게 하나씩 시작할지 모르겠다는 게 더욱 무력감을 가중시킨다.
요새 너무 우울해서 글도 다 이따위다........ 심지어 오늘 공개된 원스어게인 음원도 별로라서 더 우울함.......
PS. 이대로 글을 끝내려고 했는데, 방금 뮤뱅에 에러 무대 나와서 멍 때리며 봤다. 세상에 다들 올블랙에 상의는 다 가죽으로 통일했어ㅠㅠ 헤어스타일도 전부 다 마음에 들어ㅠㅠ 학연이는 드라마 들어가는지 흑발 염색했고, 재환이는 시트콤하니까 그렇다쳐도, 왜 택운이랑 상혁이는 머리 연한 갈색으로 바꿨니. 안그래도 요새 홍빈이가 자꾸 눈에 들어오는데, 얘만 앞머리 내린 밝은 레드와인색이라서 화면 잡힐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실실 걸렸다. 내가 이렇게 얼빠라서 연애를 못하나............. 라고 할 수는 또 없는게, 현실에서는 이렇게 눈이 높지 않은데^_ㅠ 원래 외모는 연예인이니까 이렇게 평가하고 덕질하는 거 아닌가요. 아이들은 이토록 예쁘고 멋있었는데, 발카에 조명테러까지 추가되어 화가 치밀었다ㅠ 게다가 뮤뱅을 처음부터 틀어놨었기 때문에 다른 무대들도 다 봤는데, 음향 진짜 최악이다. 핸드마이크는 괜찮은데 이어마이크 진짜ㅋㅋㅋㅋ 아이돌들이 춤추면서도 계속 신경쓰면서 입가에 마이크를 최대한 꽉 붙여서 노래하더라. 음향 시스템 좀 제대로 구축해주시죠, '공영방송' 프로그램 님?
PS2. 덕질하고 싶다. 신나게. 맘 편하게. 오롯이 보기만 해도 즐거울 정도로 행복하게. 나 왜 덕질 슬럼프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