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주절/Deeply

2호선 추돌사고

누비` 2014. 5. 3. 17:08




아마도 이번 사태의 배후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거기에 갖가지 비리와 부조리와 몰상식이 뿌리 깊게 얽혀 있는 것을 알게된 시민들은 이게 꼭 해운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비행기도, 기차도, 버스도 안심하고 탈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 모두는 국가의 체계적인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기적적으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2014.04.30 경향신문 칼럼, "[김종철의 수화한화]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비극", http://opinionx.khan.kr/5564






이 칼럼 뜨고 단 이틀 만에 발생한 2호선 추돌 사고.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은, 누구나 별다른 의심 없이 사용하는 교통수단, 그것도 공공재 성격이 강한 지하철에서 평일 대낮에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가뜩이나 그 비극적인 사건의 충격에서 모두들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라 더 그렇다. 저 칼럼을 읽으면서 파란색 강조 부분 (원글에도 똑같이 강조되어 있다) 에서 소름이 쫙 돋았는데, 불과 며칠만에 현실속의 사건으로 마주하니 눈물까지 나려 한다. 자본의 논리에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거는 행동은, 국가에서 법이나 제도 등등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당연한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혀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 개인의 무기력감은 2012년 대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근 몇 주 간 급격히 심해졌고. 그리고 오늘 새삼 돌이켜보니, 이 정부 들어서 행복했던 적이 없다. 언제나 힘들고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들만 들려왔다. 이 상황이 과연 나만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일까.....? 심히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