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과 독특한 운치를 동시에 지닌, 스페인 세비야
론다에서 출발에 저녁 무렵 세비야에 도착했다. 각자 흩어져 개인시간을 가졌는데, 가이드님까지 포함해서 다섯 명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유/랑에서 본 무료 플라멩고까지 보러 갔다.
정말 맛있었던 홍합과 튀김. 맥주가 술술 들어갔다ㅋㅋㅋ
한 시간 여의 무료 플라멩고는 술집 안에서 볼 수 있다. 촬영은 금지. 공연하시던 여자분의 포스가 대단해서 내내 감탄했다. 플라멩고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문화공연이니 꼭 볼만 한데, 무료치고 훌륭한 공연이었다!
공연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독특하고 귀여웠던 보행자 신호등. 숫자가 줄어들수록 초록불의 사람이 점점 빠르게 걷는다ㅎㅎ
다음날 일정은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아침 10시 즈음이라 사람도 없고 고요하다. 광고에 자주 등장해서 익숙한 이곳은, 스페인의 모든 광장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웠다.
난간의 기둥 하나하나가 모두 섬세하다.
세비야 스페인 광장은 반원형의 광장에 양쪽의 탑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탑의 꼭대기는 건축 전공 학생들에게만 열려 있다고 한다. 광장이 반원형인 이유는, 1929년 스페인에서 열린 엑스포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유럽관, 세비야에서 중남미관이 열렸는데, '지구의 반'인 중남미를 상징하기 위해 광장을 반원 모양으로 만들었다. 중남미가 지구의 반인 이유는 아마존과 안데스 산맥, 이구와스 폭포가 있기 때문이라고.
뭘 모르고 봐도 너무나 아름다운 조형미를 뽐내는 탑.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느라 오전에는 짧게 광장을 구경했지만, 오후에 다시 와서 잔뜩 사진을 찍었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아름다운 광장. 파노라마 기능을 사용해서 광장 전체를 찍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보트로 광장 둘레를 도는 것도 운치있어 보인다.
광장 벽의 타일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54개의 도시들이 타일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단, 딱 하나의 도시가 빠져있는데 그건 바로 세비야! 세비야는 바로 눈 앞에 있으니까 말이다. 쭉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물을 마지막으로 세비야 광장은 이만 안녕.
아랍식 정원의 중간에 위치한 기념탑이다. 기념탑 중간 선박은 콜럼부스가 타고 간 배고, 사자는 이사벨라 여왕을 상징한다. 이슬람식 정원은 그늘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양쪽에 쭉 심고 중간중간 분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피가로의 결혼'의 무대가 된 집이다. 굉장히 예쁜 테라스와 오렌지나무, 거대한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과 관련해서 글을 쓴 작가가 그 글을 마무리한 집이라고 한다. 지금은 호텔로 사용 중인데,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문학 동문회 같은 특별한 집단들만 예약할 수 있다고. 이처럼 이곳의 숙박시설들은 얼마나 시설이 좋은가-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지닌 건물인가-가 중요하다고 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세비야 대성당. 사진은 대성당의 히랄다 탑이다. 가이드와 한 바퀴 쭉 돌면서 설명을 듣고 종탑 위로 올라갔다.
꽤 높은 종탑에서 내려다보는 세비야의 거리는, 어느 쪽을 봐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전경이었다. 그리고 종탑에는 15분마다 친다는 종이 25개나 있었다.
독특한 대성당의 외관. 내부는 더 독특하다.
천장의 작은 장식들은 일단 성당을 다 지어 놓은 뒤, 사람이 직접 올라가 일일이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쭉쭉 높게 뻗어있는 기둥과 천장의 조각들을 보고 있자니 무교인 나마저도 엄숙한 기분이 들었다.
그 옛날 계급이 존재하던 시절의 평민들은 이 웅장한 성당에 압도당하며 미사를 봤겠지.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많은 이들이 신을 믿게 만들도록 한다는 고유의 목적 역시 달성하고 있는 대성당이었다.
은으로 된 성천시대. 성체행렬 시에 사용되던 것인데, 지금은 성당 안에 잘 보관해 놓고 작은 크기로 성천시대를 새로 만들어 사용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요즈음에 사용하고 있는 성천시대다. 작게 만들었다는데도 크기가 크다.
화려한 레따루(제단, 병풍)다. 모두 45개로 판넬로 이루어졌는데, 본래의 종교적 신념에는 성상을 조각하는 것이 부합되지 않지만 무지한 백성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새삼스레 이 대단한 성당에서 실제 미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동시에 굉장히 신기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
파이프 오르간. 엄청난 규모다.
대성당 내부의 콜럼부스의 무덤이다. 그의 관을 들고 있는 건 스페인을 대표하는 네 명의 왕들이다.
신앙이 너무나 깊어 사자마저도 잡아먹는 대신 그의 발을 핥았다는 산타후스타 성녀.
한 성당 내에 서로 다른 모습의 기둥. 왼쪽은 포르투갈에서 온 동앗줄 모양 방식인 마놀양식이라고 한다.
실제 성인들의 뼈 등 유해가 담겨 있는 성물이 굉장히 많았다. 성인들의 잔해를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쩐지 현실감이 들지 않기도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죽음에 대해서 새삼스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화려한 왕관.
세비야 대성당의 웅장한 외관이다. 내부 공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비싼 입장료는 대성당의 보수공사를 위한 기부금 명목이다.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은 당연히 잘 보존되어야 하니 가격이 납득되었다.
대성당 앞 광장의 모습. 비둘기가 광장 분수에 모여들어 물을 마시고 있고 한편에는 마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세비야스러운 거리. 즐비한 레스토랑 중 한군데에 들어가 투어 일행과 마지막 식사를 했다. 원래 남부투어는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가며 끝나는 건데, 나는 세비야에서 바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일정을 짰기 때문에 여기서 일행과 헤어졌다. 짐을 호스텔로 옮기고 알까사르로 향했다. 국제학생증이 있어 입장료가 공짜였는데, 무료로 관람하기 미안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독특한 곳이었다. 안 갔으면 후회할 뻔...ㅠㅠ
알까사르 입구!
성채 외관이 중국스러운 분위기를 풍겨서 이미 독특함을 내보이고 있었는데 내부는 또 전혀 달랐다.
아치 모양의 발코니들.
마치 알함브라 궁전에 다시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화려하고 섬세한 장식들에 넋을 놓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며 어떻게든 그 아름다움을 담아보려 애를 썼다.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었지만, 너무 많아서 실패...ㅠㅠ
화려하고 독특한 천장의 무늬. 눈부실 정도로 광채가 났다.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에 카메라 셔터 누르기 바쁜 관광객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
이런 특이한 문은 이슬람 영향권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 이외의 곳에서는 볼 수 없을 듯하다.
그리고 정원에서 알까사르의 매력은 정점을 찍었다. 대체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화려하고 독특함이 넘쳐 흘렀기 때문이었다.
열쇠구멍 모양의 창문이 특이해서 찍은 건물 외관.
분수의 그림마저도 특이해서 한참 동안 앞에 서 있었다.
2월에 야자수라니ㅠㅠㅠㅠ
게다가 정원을 유유히 걷던 공작새까지!!! 너무나 아름다워서 떠나기 싫었던 정원이었다.
알까사르 출구로 향하며 마주친 대성당의 히랄다 탑.
알까사르를 보고 다시 세비야 스페인 광장으로 가서 위에 첨부한 대부분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저건 자전거 도로 구분 표시. 보통 보도블럭을 다르게 깔아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구분하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저런 표지를 나열해서 도로를 구분했다. 거꾸로 보면 사람 얼굴 같기도 한 표지는, 밤이 되면 반짝이며 존재를 알린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맥주!! 호스텔 근처의 마트에 가서 한참을 고민하다 사왔다.
호스텔 옥상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간만의 혼자놀기를 즐겼다. 밀린 일기도 쓰고^^ 세비야는 너무나 볼거리가 많았던, 독특하고 화려하며 고유의 색깔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도시였다. 대성당과 알까사르를 다시 보기 위해서라도 꼭 돌아가고 싶은 도시이기도 하다. 스페인 남부 투어, 가격은 비쌌지만 참여해볼만 했던 것 같다.